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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스코틀랜드 사랑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강력한 반(反)이민 정책을 펴는 것 때문에 진보 진영의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정작 트럼프 본인은 이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처지다. 먼저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동유럽 슬로베니아에서 출생해 미국으로 옮긴 이민자다. 트럼프와 결혼하기 전 이름은 ‘멜라니아 크나우스’였다. 트럼프의 부친은 독일계 이민자의 아들이고, 또 모친은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나 신대륙을 동경하다가 대서양 건너 미국에 정착한 여성이다.

한때 독립국이었으나 오늘날 영국의 일부가 된 스코틀랜드의 옛 국기. 지난 2014년 스코틀랜드에선 영국으로부터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 투표가 실시돼 반대 55.3%, 찬성 44.7%로 부결됐다. SNS 캡처
한때 독립국이었으나 오늘날 영국의 일부가 된 스코틀랜드의 옛 국기. 지난 2014년 스코틀랜드에선 영국으로부터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 투표가 실시돼 반대 55.3%, 찬성 44.7%로 부결됐다. SNS 캡처

2020년 11월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한테 패하며 대통령(제45대)에서 물러난 트럼프가 퇴임 후 처음 방문한 외국이 바로 스코틀랜드다. 2023년 5월 트럼프는 본인 소유 골프장의 새 코스 개막식 참석을 이유로 스코틀랜드를 찾았다. 트럼프가 스코틀랜드에서 골프 사업을 시작한 것도 어머니에 대한 기억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그는 스코틀랜드 방문 당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스코틀랜드를 “내 어머니의 고향”(the home of my mother)이라고 불렀다.

 

2024년 11월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 이긴 트럼프는 이듬해인 2025년 1월 제47대 대통령으로 화려하게 백악관에 복귀했다. 그해 7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무역 협상이 스코틀랜드에서 열렸다. 트럼프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협상을 타결하며 그 장소로 스코틀랜드를 택한 점만 봐도 스코틀랜드를 향한 그의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최근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국빈 방미 기간 트럼프는 스코틀랜드의 주요 생산품인 스카치위스키에 대한 관세 폐지라는 선물을 영국 그리고 스코틀랜드에 안겼다.

지난 4월 미국을 국빈으로 방문한 찰스 3세 영국 국왕(오른쪽)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는 찰스 3세 방미에 맞춰 스코틀랜드의 주요 생산품인 스카치위스키에 대한 관세 폐지라는 선물을 영국에 안겼다. 백악관 홈페이지
지난 4월 미국을 국빈으로 방문한 찰스 3세 영국 국왕(오른쪽)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는 찰스 3세 방미에 맞춰 스코틀랜드의 주요 생산품인 스카치위스키에 대한 관세 폐지라는 선물을 영국에 안겼다. 백악관 홈페이지

오늘날 스코틀랜드는 영국의 일부이나 상당한 수준의 자치권이 보장되고 있다. 그래도 영국으로부터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을 원하는 목소리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다. 7일 실시된 스코틀랜드 의회 선거에서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이겨 존 스위니 현 자치정부 수반이 집권을 이어가게 됐다. 트럼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스위니의 선거 승리를 축하했다. 스위니는 과거 “이르면 2028년 스코틀랜드의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 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머니의 고향’ 스코틀랜드가 독립국이 되려는 것을 트럼프는 어떻게 생각할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