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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니, 뮌헨 필과 말러 교향곡 1번 선사… 젊은 마에스트로가 깨운 ‘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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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 지휘로 빚어낸 독창적 해석
피아니스트 조성진도 베토벤 협연

자주 연주되는 교향곡으로 손꼽히는 말러 1번. 그만큼 클래식 청중에겐 익숙한 명곡이다. 젊은 마에스트로 라하브 샤니가 이 오랜 명곡의 새로운 면모를 선보였다.

지난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뮌헨 필하모닉과 함께 선보인 말러 교향곡 1번 ‘거인’은 “이 곡이 이랬나” 싶을 정도였다.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피날레 후 갈채에 답하고 있는 뮌헨 필하모닉과 지휘자 라하브 샤니. 빈체로 제공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피날레 후 갈채에 답하고 있는 뮌헨 필하모닉과 지휘자 라하브 샤니. 빈체로 제공

1989년생 이스라엘 지휘자로서 탁월한 피아니스트·더블베이시스트이기도 한 샤니는 이날 말러 1번을 암보로 지휘했다. 이 작품은 샤니에게 각별한 레퍼토리다. 2013년 구스타프 말러 국제 지휘 콩쿠르 결선의 지정곡이 바로 말러 교향곡 1번 1악장이었다. 샤니는 그 무대에서 1위를 거머쥐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이날 연주에서도 샤니는 자신 있는 완급 조절로 개성을 만들었다. 템포를 늦추고 당기는 흐름의 변화만으로 곡 정서가 판이하게 달라졌다. 변화 하나하나에 명확한 의도가 담겨 있었고, 뮌헨 필은 샤니의 요구에 물 흐르듯 반응하며 명곡의 다채로운 면모를 마치 그림책을 펼쳐 보이듯 객석에 선사했다.

4악장은 이날의 정점이었다. 샤니는 1·2바이올린을 좌우로 나누고, 콘트라베이스를 1바이올린 뒤편에, 호른을 무대 우측 후방에 배치했다. 금관악기의 원근감이 악장 전개에 따라 입체적으로 펼쳐지며 다층적 선율이 연주장을 울렸다. 피날레에서 금관 주자들이 악기를 들어 올려 기립 연주를 시작하자 ‘거인의 행진’에 부합하는 클라이맥스가 완성됐다.

류태형 음악평론가는 “현과 관의 블렌딩이 온수에 녹아드는 에스프레소처럼 자연스러웠고, 호른은 정확했으며 트럼펫은 중후하면서도 따끔했고 트롬본은 홀 전체를 채웠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호평했다.

이날 협연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함께했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1번에서 조성진은 시종일관 빛나는 음색으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구슬 같은 소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졌다. 류태형 평론가는 “고음을 종소리처럼 아름답게 울리고, 이음새 없는 매끄러움은 월드 클래스 피아니스트다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