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이 경기 지역 대도시 주민들의 일상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삭막한 기계가 아닌, 누군가의 짐을 들어주고 건강을 챙기며 위험한 현장에 대신 뛰어드는 ‘든든한 이웃’으로서 행정 혁신의 선봉에 선 것이다.
성남시는 전통시장에 ‘AI 짐꾼’을 도입하고, 로봇을 도심 ‘파수꾼’으로 활용한다. 전국 최초로 8월부터 모란전통시장에 AI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짐꾼 로봇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로봇은 이용자가 QR코드를 찍으면 이를 인식해 따라다니며 최대 20㎏의 짐을 운반한다.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을 적용해 위성항법장치(GPS)가 끊기기 쉬운 좁고 복잡한 시장 골목에서도 오차 범위 ±30㎝ 이내로 점포 위치를 안내한다.
앞서 성남시는 지난해 11월 판교와 야탑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순찰 로봇 ‘뉴비’(사진)를 배치, 치안 사각지대 실시간 모니터링에 나섰다.
수원시는 공공청사와 문화 시설에 AI 안내 로봇을 배치해 민원 서비스를 ‘진화’시켰다. 민원 로봇 ‘새로’는 시청 로비를 맴돌다가 이용을 원하는 방문객이 나타나면 9개 국어 통역 서비스와 민원 안내를 담당한다. 도슨트 로봇 ‘일월이’ 역시 일월수목원에서 방문객과 동행하며 식물 해설과 관광 코스를 안내해 차별화된 관람 경험을 제공한다.
용인시는 AI와 사물인터넷(IoT)을 결합해 어르신들의 건강을 ‘스마트하게’ 관리한다. 활동량계와 혈당계 등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AI가 분석하고, 보건 전문가가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는 ‘예방 중심’ 돌봄 체계를 구축했다.
화성시는 복지와 안전 분야에서 로봇의 활용도를 극대화했다. 2019년 전국 장애인복지관 최초로 보행 보조 로봇 등을 도입, 기존 치료보다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최근 ‘로봇재활 임상지침서’까지 발간하며 전문성을 높였다.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경기소방본부도 최근 소방 로봇 ‘파이로’를 현장에 배치해 이목을 끌었다. 파이로는 폭발이나 붕괴 위험으로 소방대원이 진입하기 어려운 극한의 화재 현장에 투입돼 분당 2650ℓ의 물을 뿜어내며 화재 진압과 인명 탐색의 선봉 역할을 맡는다.
이런 변화 뒤에는 경기도의 지원도 일조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AI 챌린지 프로그램’ 공모를 거쳐 올해 9개 과제에 총 26억원을 투입했다. 5.8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공모에선 성남시의 짐꾼 로봇을 비롯해 구조 현장 인명 검색 피지컬 AI, 어르신 맞춤형 돌봄 케어봇, 지반침하 예측 시스템 등 9개가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