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15일 중국 방문 기간 시진핑 국가주석과 최소 6번 대면할 예정이다. 양국 정상 간 밀도 높은 대화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이 진행한 전화브리핑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저녁 베이징에 도착해 이튿날인 14일 오전 환영 행사에 이어 시 주석과 양자 회담을 한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베이징의 명소인 톈탄(天壇)공원을 둘러본 뒤 국빈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15일에는 중국을 떠나기 전 시 주석과 양자 티타임과 업무 오찬을 할 계획이다. 켈리 부대변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 워싱턴으로 시 주석과 그의 부인 펑리위안을 초청해 답방 행사를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회담의 관심사 중 하나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100%가 넘는 고관세를 부과하며 달아올랐던 무역전쟁을 어떻게 일단락하느냐다. 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이날 전화브리핑에서 미국과 중국이 지난해 11월 1년간 무역전쟁 휴전을 합의한 것과 관련해 “여전히 유효하고 아직 만료되지 않았다”며 “추후에 연장해야 할 수도 있는데 적절한 시기에 잠재적 연장을 발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무역 문제 외에도 이란 전쟁, 대만 문제, 중국 핵프로그램, 북한 문제 등이 오갈 수 있다. 다른 미 고위 당국자는 이날 전화브리핑에서 이번 만남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지원과 관련해 시 주석에게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이란 및 러시아 문제를 여러 차례 논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중국의 이란산 원유 구매 및 무기 수출 가능성, 대러시아 이중 용도 제품 수출 등을 수차례 지적해왔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핵 프로그램 관련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양국 정상 사이에 대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도 미국의 (대만)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여전히 관심을 보이는 만큼 북한과 관련해서도 대화가 오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9년 만의 트럼프 대통령 방중에 앞서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1일 소셜미디어에 양국 협력과 상생을 강조하는 영상을 올렸고, 중국 중앙(CC)TV는 지난달 미·중 마약단속 공조 사례를 보도했다. 다만 최근 미·중 간 긴장 국면으로 중국이 이전만큼 성대한 수준의 환대를 연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이 전했다. 2017년 당시 시 주석은 외국 정상과 최초로 자금성 만찬을 함께 하는 등 ‘황제 의전’이라 불릴 만한 특급 예우를 했다.
양국 무역 협상 고위급 대표들은 13일 한국에서 만나 구체적인 회담 의제를 조율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엑스(X)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하는 역사적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는 일련의 회담을 위해 일본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서울에 들르는 이유에 대해 “중국의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도 홈페이지를 통해 “중·미 양측 협의에 따라 허 부총리가 12·13일 한국을 방문해 미국 측과 경제·무역 협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이와 관련해 “양국과 각각 긴밀하게 소통 중”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이 허 부총리와 만나는 일정 외에 한국 당국자와 따로 면담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대표들은 이전에도 스위스 제네바, 프랑스 파리 등 제3국에서 회담을 해왔다. 상대의 ‘홈그라운드’보다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제3지대’에서 회담을 해온 것이다. 이번엔 베이징과 가깝고, 지난해 말 양국 정상회담의 무대였던 한국이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베선트 장관은 한국에 앞서 12일 일본을 찾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등과 만나 미·일 경제 관계를 논의하지만, 중국으로선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갈등이 격화됐던 일본보다는 한국이 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면서도 대중 경제 의존도가 높고, 미·중 공급망 재편의 핵심지역인 만큼 상징성도 크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