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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지킬 수 있다면… ‘노병’은 죽지 않는다 [밀착취재]

‘조건 없는 헌신’… 자발적으로 군사 훈련하는 ‘시니어아미’

“전승. 사단법인 시니어아미 병영체험 입소자 정태수 등 154명은 2026년 4월 17일부로 병영체험 입소를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전승.”

“아름다운 이 강산을 지키는 우리~ 사나이 기백으로 오늘을 산다~ 포탄의 불바다를 무릅쓰면서 고향땅 부모형제 평화를 위해~ 전우여 내 나라는 내가 지킨다~ 멸공의 횃불 아래 목숨을 건다~”

 

작전 회의 중인 시니어아미
작전 회의 중인 시니어아미

입소자 신고에 이어 우렁찬 군가가 대강당에 울려 퍼진다. 5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의 시니어아미 회원들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다. 군가부터 경례까지 절도가 있고 힘이 있다. 지난달 17일 경기 안산시 상록구에 위치한 제51보병사단 상록과학화예비군훈련장에 150여명의 아미가 전국에서 모여들었다. 시니어아미(Senior Army)는 현역에선 물러났지만, 유사시 실제 국가 동원병역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소집 점검 동원 훈련을 실시하고 꾸준히 체력 단련을 실천하고 있는 시니어들의 자발적인 모임이다. 시니어아미 누리집엔 ‘조건 없는 헌신’ 우리 새로운 시니어들은 어르신으로 대접받는 것이 아니라 대가 없는 봉사를 통해 더 큰 자긍심을 느끼는 깨인 세대가 되고자 한다고 나와 있다.

 

시니어아미 윤승모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시니어아미 윤승모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시니어아미 회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시니어아미 회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훈련 입소일 오전 10시까지 부대에 도착하면 되지만 오전 9시를 조금 넘은 시간, 훈련장엔 벌써 시니어 훈련생들로 북적인다. 시간이 흘러 10시 40분, 입소식이 시작된다. 오늘의 훈련은 보안교육을 시작으로 영상 모의 사격, 안보교육, 시가지 전투가 2개 조로 나뉘어 진행될 예정이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군가를 부르는 시니어아미. “아름다운 이 강산을 지키는 우리~” 멸공의 횃불을 힘차게 부르고 있다.
군가를 부르는 시니어아미. “아름다운 이 강산을 지키는 우리~” 멸공의 횃불을 힘차게 부르고 있다.
시니어아미 제복에 붙은 명찰
시니어아미 제복에 붙은 명찰
점심을 먹고 있는 시니어아미. 점심 식사도 회원들이 낸 회비로 충당한다.
점심을 먹고 있는 시니어아미. 점심 식사도 회원들이 낸 회비로 충당한다.
시니어아미 회원들이 오창식(대령) 여단장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시니어아미 회원들이 오창식(대령) 여단장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시니어아미 회원분들의 부대 방문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시가지전투장 보드판에 적혀 있는 시가지 교관과 조교 일동의 환영 문구다. 마일즈 장비를 착용한 청군 백군은 작전 회의를 시작한다. 일반 예비군과는 다르다. 작전을 신중하게 짜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고 한 조교는 귀띔한다. 혈기 왕성한 일반 예비군과는 다르다는 평이다. 미리 짠 작전대로 원거리에서 지원사격만 하는 시니어들도 있고 적진으로 포복과 은폐를 하며 전진하는 시니어도 있다. 어느 쪽이 상대방에게 타격을 많이 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되는 시가지 전투가 소리 없는 긴장감 속에 치러진다. 한 시니어가 건물에서 건물 사이로 뛰다 넘어진다. 툭툭 털며 바로 일어나 전진한다.

훈련에 참가한 곽성열(86)씨는 “유튜브를 보다가 시니어아미 모집을 한다는 거야. 그래서 참여하게 됐어요”라며 “전자부품 사업을 50년 넘게 하다 이제는 경북 고령에서 농사도 짓고 정원도 가꾸고 있어요. 시니어아미 대구경북지부장을 맡고 있는데 국가를 위해 무언가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이기도 하고 젊은 사람들 사기 진작을 위해서이기도 하지요”라고 말한다. “철봉도 하고 매일 1만5000보 이상 걷고 운동을 하지요. 건강은 젊은이들 못지않아요”라며 미소 짓는다.

 

영상 모의 사격 훈련하는 시니어아미
영상 모의 사격 훈련하는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에 앞서 마일즈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시가지 전투에 앞서 마일즈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시가지 전투장 한편에 설치된 보드판
시가지 전투장 한편에 설치된 보드판
시가지 전투 훈련 중인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 훈련 중인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 훈련 중인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 훈련 중인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 훈련 중인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 훈련 중인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 훈련 중인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 훈련 중인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 훈련 중인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 훈련 중인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 훈련 중인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 훈련 중인 시니어아미

오전 훈련을 마친 심미숙(71)씨는 “올해부터 시작했는데 입영훈련도 처음입니다. 심리상담사를 했었는데 시니어아미에 참여해 나도 한몫을 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요. 나 자신이 주눅 들지 않게 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라며 “다들 느끼는 것이겠지만 감동도 있고 눈물도 나고 그래요.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라고 말한다.

시니어아미 사무국장 정봉숙씨는 “시니어아미 실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데 자원봉사인 셈입니다. 당연히 생업은 따로 있지요. 공인중개사 일을 하고 있어요. 입영훈련이나 행사를 할 때 회비를 모아 정리를 한다든지 상황에 맞춰 일을 합니다”라며 “나이 드신 분들이라 대중교통을 타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경우도 있는데 일일이 전화통화하며 훈련장으로 안내하기도 합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자원봉사입니다”라고 말한다.

 

시가지 전투 훈련 중인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 훈련 중인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 훈련 중인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 훈련 중인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 훈련을 마친 시니어아미
시가지 전투 훈련을 마친 시니어아미

시니어아미, 누군가는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현실성은? 묻겠지만 그네들의 태도와 삶의 자세는 그 누구보다 명료했다. 나라를 위한 마음, 어떤 방식으로라도 국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지를 굳건하게 가지고 있었다. 시니어아미의 첫 번째 다짐은 “우리는 국가에 요구하지 않고 우리가 국가를 위해 할 바를 자문한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