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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이 곧 경쟁력…물류 손잡은 플랫폼들, 해외직구 판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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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플랫폼에서 주문한 건강기능식품과 생활용품이 며칠 만에 집 앞에 도착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 소비자는 앱 하나만 보지만, 그 뒤에서는 유통 플랫폼과 물류 기업이 함께 움직이는 ‘공급망 동맹’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 제공

1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액은 2조2543억원이다. 해외직구가 생활 소비로 자리 잡으면서 이제 경쟁의 핵심은 단순 가격이 아닌 배송 속도와 안정성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대표 사례가 CJ대한통운과 아이허브 협력이다. CJ대한통운은 최근 아이허브와 ‘글로벌 유통·물류 동반성장 10주년 기념식’을 열고 글로벌 공급망 확대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양사는 한국에서 시작한 협력을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시장까지 넓혔다.

 

실제 물량 증가 폭도 크다. CJ대한통운이 아이허브 대상으로 처리한 연간 물량은 초기 110만 상자 수준에서 올해 1040만 상자로 늘었다. 누적 처리 물량은 약 6000만 상자다.

 

특히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현지 물류 거점’ 전략이다. CJ대한통운은 2018년 인천에 GDC(Global Distribution Center)를 구축했다. 일본·싱가포르·호주 주문 물량을 미국이 아닌 한국 물류센터에서 처리하는 구조다. 배송 시간을 줄이고 비용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 모델은 중동으로도 확장됐다. 양사는 지난해 구축한 사우디 GDC를 올해 본격 가동하며 중동 풀필먼트 운영에 들어갔다. 사실상 해외직구 경쟁이 ‘누가 더 가까운 곳에서 빨리 보내느냐’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흐름은 다른 기업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소비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배송·상품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2025년 한국 소비자 해외직구 분석에서는 IT기기·생활가전·데스크테리어 상품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플랫폼과 국내 유통사의 협업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초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역직구 확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국내 유통사가 중국 플랫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판로를 넓히는 방식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물류 경쟁은 더 강해지고 있다.

 

쿠팡은 자체 물류망 기반 로켓배송 체계를 강화하고 있고, 컬리 역시 새벽배송 경쟁력을 핵심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 소비자들이 플랫폼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 역시 ‘빠른 배송’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과거처럼 ‘물건만 잘 소싱하면 되는 시대’는 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 이커머스 경쟁력은 상품보다 공급망 운영 능력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며 “해외 플랫폼과 물류기업이 얼마나 촘촘하게 연결되느냐에 따라 소비자 체감 만족도가 달라지는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