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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부터 생리대까지…유통가 사회공헌, 생활비 빈틈 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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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장바구니에 김치 한 봉지를 넣는 일도 망설여지는 가정이 있다. 생리용품을 살 수 있는 매장이 가까워지는 것, 장애인에게 출근할 일터가 생기는 것 역시 누군가에게는 하루의 부담을 덜어주는 변화다.

 

대상 제공
대상 제공

12일 국가데이터처 KOSIS 100대 지표에 따르면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267만3485명이다. 물가와 생활비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업 사회공헌의 무게중심도 단순 기부에서 실제 생활에 닿는 지원으로 옮겨가고 있다.

 

대상은 한국수출입은행과 함께 취약계층 지원 사업 ‘그냥드림’에 참여한다. 대상은 종가 김치와 국탕류, 반찬, 간식 등으로 구성한 3억5000만원 상당의 식품 꾸러미 1만 세트를 지원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여기에 2억원의 현금을 추가로 보탠다. 총 5억5000만원 규모의 지원 물품과 기부금은 올해 상·하반기에 걸쳐 지역사회 취약계층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번 지원은 현물 기부에 금융기관의 현금 지원을 더한 방식이다. 기업 한 곳의 일회성 기부보다 지원 규모를 키우고, 실제 식탁에 오를 수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구성했다는 점에서 생활밀착형 성격이 짙다.

 

오뚜기는 제주지역 첫 굿윌스토어인 ‘밀알제주연동점’ 개점에 참여했다. 오뚜기는 제주지점 1층 공간을 무상 임대했고, 매장은 489.6㎡ 규모로 조성됐다.

 

이곳은 기증품을 접수하고 상품화해 판매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제주지역 발달장애인 5명이 채용돼 일하며, 단순 판매 공간을 넘어 지역 내 장애인 일자리 거점 역할도 맡는다.

 

장애인 일자리 지원은 기부금 전달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공간, 운영 주체, 고용 구조가 함께 맞물려야 하기 때문이다. 오뚜기의 이번 참여가 ‘공간 제공형 사회공헌’으로 읽히는 이유다.

 

아성다이소는 성평등가족부의 ‘여성청소년 생리용품 지원사업’ 사용처로 참여했다. 이에 따라 지원 대상자는 일부 입점·특수 매장을 제외한 다이소 오프라인 매장에서 국민행복카드로 생리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해당 사업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지원 대상 가구의 9~24세 여성청소년에게 연간 16만8000원 상당의 생리용품 구매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다이소는 비씨카드, KB국민카드, 신한카드부터 우선 적용하고 향후 카드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달 중 깨끗한나라와 협업한 10매 1000원 생리대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유통·식품업계의 사회공헌은 이제 ‘얼마를 냈는가’보다 ‘어디에 닿았는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먹거리 지원은 식탁으로, 장애인 고용은 출근길로, 생리용품 바우처는 매장 계산대로 이어진다.

 

기업 입장에서도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넓히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보여주기식 기부보다 소비자와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영역을 찾는 흐름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사회공헌은 단순히 물품을 전달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취약계층이 실제로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기업의 지원이 생활 속 불편을 줄이는 구조로 이어질 때 지속성이 커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