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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형님들이 곳간 채웠다”…역대급 ‘세수 잭팟’에 환호 [오상도의 경기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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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슈퍼사이클’에 지방소득세 수천억원대 수직 상승
이천시, 세수 8000억 시대…‘소득세 0원’ 굴욕 씻고 재정 자립도 강화
용인·화성·평택 등 ‘K-반도체 벨트’ 지자체, 지연 사업 재개 등 활기

반도체 업계 호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면서 해당 기업이 포진한 경기 남부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에도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불과 2년 전 업황 부진으로 법인지방소득세(이하 지방소득세) ‘0원’이라는 유례없는 세수 결손 사태를 겪었던 이들 지자체는 올해 역대급 세수를 기록하며 반도체 낙수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이천시의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경기 이천시의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 이천시, SK하이닉스 덕에 ‘지방세 8000억 시대’ 눈앞

 

기업은 소재지 지자체에 주민세와 재산세, 지방소득세 등을 납부합니다. 지방소득세는 소득세 납세의무가 있는 법인이 관할 지자체에 납부하는 지방세로, 2014년부터 지방소득세가 독립세화되면서 법인세 과세표준액에 1~2.5%의 차등세율이 적용됩니다.

 

이 가운데 주민세와 재산세 등은 매년 부과되는 액수에 큰 차이가 없지만 지방소득세의 경우 기업의 경영상황에 따라 큰 편차가 발생합니다.

 

이는 지자체들이 2024년부터 개선된 반도체업계 실적의 또 다른 수혜자가 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이천시의 세수 증가는 가히 독보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24년 3111억원 수준이던 이천시의 지방세수는 지난해 6182억원으로 2배 가까이 뛴 데 이어, 올해는 8081억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같은 ‘잭팟’의 핵심은 역시 기업 실적과 연동되는 지방소득세입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급증하면서 올해 이천시가 거둬들일 지방세 가운데 지방소득세만 612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이천시 전체 세수의 무려 75.7%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기업의 성과가 곧 지역의 살림살이로 직결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특히 SK하이닉스 한 곳에서만 올해 약 3500억원의 지방소득세가 기대되는데 시 전체 예산의 약 25%를 감당하는 수준이죠.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 ‘세수 0원’의 악몽 딛고…수원·용인·평택도 ‘세수 풍년’

 

삼성전자의 거점 도시들도 환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2023년 반도체 적자 여파로 2024년 업계에서 지방소득세를 단 한 푼도 걷지 못했던 수원·용인·화성·평택시는 올해 일제히 ‘세수 정상화’를 넘어 기록적 수치를 경신 중입니다.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수원시는 지난해 447억원이던 지방소득세가 올해 1000억원대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화성시 역시 삼성전자로부터 받는 세수가 지난해보다 1000억원가량 증액될 것으로 보고 있고, 평택시도 지난해 550억원 수준에서 올해는 최대 2배까지 세수 확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용인시의 성장세도 가파릅니다. 지난해 230억원이었던 삼성전자 발(發) 지방소득세는 올해 63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계됩니다. 용인시는 특히 이동·남사읍 일대에 조성 중인 국가 산업단지와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완공되면, 향후 지자체 재정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해당 지자체들이 2023년 삼성전자로부터 징수한 지방소득세가 전혀 없었던 상황을 고려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인 셈입니다.

 

일각에서는 내년 추가 세수 유입이 기존 전망치의 2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합니다. 수원·화성·평택 등은 벌써 3000억~4000원대 세수 확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집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 재정 자립도 수직 상승…지역 경제 ‘선순환’ 기대

 

세수 증가는 곧 시민들이 체감하는 행정 서비스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집니다. 그동안 세수 결손으로 인해 예산 확보가 어려워 지연됐던 각종 도로망 확충, 복지 시설 건립, 주민 편의 사업 등에 다시 속도가 붙고 있죠.

 

여기에 반도체 기업들이 역대급 실적에 따른 대규모 성과급 지급을 예고하면서 지역 상권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고액 연봉자들의 소비가 늘면서 자동차 취득세나 지방소비세 등 부가적인 세수 유입까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해당 지자체 주요 거점의 아파트값이 들썩인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장기적인 경기 불황 속에서도 앵커 기업을 보유한 지역은 든든한 재정 버팀목을 갖게 된 셈”이라며 “반도체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늘어난 세수를 기반으로 미래 산업 투자와 지역 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