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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 임시 대통령 “미국 51번째 州 될 계획 없어”

로드리게스, 트럼프 인터뷰 발언 일축
“우린 식민지 아냐… 독립·주권 수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만들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내자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즉각 ‘주권·독립 수호’를 다짐하는 것으로 맞받았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군에 체포돼 미국 교도소에 수감된 뒤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을 맡아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취임 후 마두로와 달리 미국 행정부와 아주 사이좋게 지내왔는데, 두 나라 사이에 뜻밖의 돌발 변수가 생겨난 셈이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ICJ)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베네수엘라와 이웃 나라 가이아나 간의 영토 분쟁 사건과 관련해 이날 베네수엘라 정부를 대표해 ICJ의 심리에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ICJ)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로드리게스는 베네수엘라와 이웃 나라 가이아나 간의 영토 분쟁 사건과 관련해 이날 베네수엘라 정부를 대표해 ICJ의 심리에 참석했다. AF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로드리게스는 이날 “베네수엘라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삼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발언 내용이 알려진 직후 반박에 나섰다. 트럼프는 미국의 대표적 친(親)트럼프 방송으로 알려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 도중 문제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드리게스는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51번째 주가 될 계획이 없다”며 “우리는 우리의 주권, 독립, 역사를 계속 수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네수엘라는 식민지가 아니라 자유로운 독립국”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백악관과의 관계를 의식한 듯 “베네수엘라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서로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협력과 이해를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는 말을 잊지 않았다.

 

마두로가 마약 카르텔 혐의로 미군 특수부대에 체포돼 미국으로 압송된 직후 로드리게스는 트럼프와 전화 통화를 했다. 그 내용에 관해 로드리게스는 “상호 존중의 분위기 속에 길고 정중한 통화를 나눴다”며 “두 나라 국민을 위한 양자 협력 의제와 양국 정부 간 미해결 사안들을 의논했다”고 소개했다. 임시 대통령이 되자마자 백악관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한 셈이다.

 

이후 로드리게스는 베네수엘라에 매장된 엄청난 양의 석유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접근을 허용했다. 마두로 정권 시절 붙잡혀 수감 중이던 반정부 인사들도 대거 석방했다. 이에 백악관에선 로드리게스를 가리켜 “미국과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협력적 분위기 속에서 일하고 있다”는 칭찬이 나왔다.

니콜라스 마두로 축출 이후인 지난 2월 11일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왼쪽)이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양국의 에너지 분야 협력 확대 등을 다짐했다. AP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축출 이후인 지난 2월 11일 베네수엘라를 방문한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왼쪽)이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양국의 에너지 분야 협력 확대 등을 다짐했다. AP연합뉴스

일각에선 향후 베네수엘라에서 새 대통령을 뽑기 위한 대선이 실시되면 미국은 로드리게스를 지원할 것이란 관측을 제기한다. 트럼프는 마두로 행정부에서 석유부 장관을 지낸 로드리게스의 실무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025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전 의원이 변수다. 앞서 마두로 독재 정권에 강력히 저항한 마차도는 최근 베네수엘라 야권에 의해 단일 대선 후보로 추대된 상태다. 마차도는 로드리게스를 ‘마두로의 하수인’으로 규정하고 조기 대선 실시를 강하게 압박하는 중이다. 마차도는 자신이 받은 노벨평화상 메달을 트럼프에게 헌납하며 환심을 사려고 노력했으나, 트럼프는 마차도의 능력이나 국민적 인기 등에 회의를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