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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약탈금융 서민 목줄 조여” 질타… 금융권 빚탕감 동참

국무회의서 “공적 책임” 강조

20년 넘은 카드연체 추심 언급
“금융권 정도껏 해야” 공개 비판
카드사 상록수 장기연체 매각 발표

“코스피 저평가 완전히 해소 안 돼”
시행령 활용 신속한 처리 주문도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일부 민간 ‘배드뱅크’(부실채권 처리 기관)가 정부의 ‘서민 빚 탕감’ 정책에 참여하지 않아 채무자들이 집요한 추심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짚으며 “(금융의) 본질이 돈놀이이니까 원래 좀 잔인하기는 한데, 그래도 정도가 있다”고 공개 비판에 나섰다. ‘원시적 약탈금융’이라는 고강도 메시지도 내며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 강화를 촉구하는 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의 불호령에 금융권은 곧장 정부 방침에 동조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李 “금융기관, 공적 부담도 져야”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가 2000년대 초반 ‘카드 사태’ 당시의 연체 채권을 여전히 추심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직접 거론하며 “그때 연체된 사람들은 지금까지 20년이 넘도록 이자가 늘어 몇천만원이 몇억이 됐다고 그러더라”라고 지적했다.

상록수는 주요 은행·카드사들이 카드대란 때 공동 출자해 만들었다. 1금융권이 지분 약 70%를 들고 있다. 신한카드(30%), 하나은행(10%), IBK기업은행(10%), 우리카드(10%), KB국민은행(5.3%), 국민카드(4.7%) 등이 참여했다. 이들 출자사는 매년 상록수에서 배당액을 챙겼으나 정부가 상환 능력을 잃은 연체자의 빚을 탕감해주기 위해 만든 ‘새도약기금’ 참여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지적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해당 언론 보도를 엑스(X)에 공유하며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들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나중에 직권남용이니 시끄러워질 수 있고, 사유재산이니 억지로 할 수는 없다”면서도 “가능한 대안이 있는지 한번 검토해보라”고 주문했다. 금융권을 향한 쓴소리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들은 정부의 발권력을 이용해 영업하는 측면도 있고, 면허나 인가제도를 통해 혜택을 보는 측면이 있지 않냐”며 “그러면 공적 규제나 공적 부담도 해야지, 혜택은 누리면서 부담은 끝까지 하나도 안 하겠다는 태도는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질책 후 신한카드·우리카드·KB국민은행·하나은행·IBK기업은행은 연이어 상록수의 장기연체채권을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리아 프리미엄’ 꼭 가능하게”

이 대통령은 최근 국내 주식 시장 동향과 관련해선 “지금도 제가 보기로는 (한국 주식 시장) 저평가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세계를 선도하는 선진 자본시장으로 가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아니라 ‘코리아 프리미엄’이 가능하게 꼭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지난 3월 말 국내 주식시장에 복귀하는 ‘서학개미’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 등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의 국회 통과와 관련해 세부 기준을 담은 시행령(조세특례제한법 개정령안) 등도 심의·의결했다.

이 대통령은 ‘석유 최고가격제’와 관련해서는 “국제 원유가격은 내렸는데 석유 최고가격이 자꾸 오르냐 이런 소리를 일부에서 하던데 이건 근본적으로 잘못된 지적”이라며 “(시장에 맡겨놨을 경우라면 정제유 가격이) 2500∼2600원 정도 갔을 것”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위기가구 지원을 위한 복지안전매트 강화 방안’ 보고를 듣고는 “정말로 꼭 해야 될 것은 입법으로 하되,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지 않는 사항들은 가능하면 입법 없이 신속하게 하라”며 시행령의 적극적인 활용을 주문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