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6·25전쟁 발발 76주년을 앞두고 서울 랜드마크인 광화문광장에 미국을 비롯한 22개 참전국과 참전 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감사의 정원’이 들어섰다. 서울 시민, 외국인 관광객 등 연간 2700만명에 이르는 광화문광장 방문객들이 참전국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연대,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아로새기는 공간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12일 광화문광장에서 감사의정원 준공식을 갖고 일반에 공개했다. 시가 지난해 2월 조성 계획을 발표한 지 1년 3개월 만이다. 이날 준공식엔 김성보 서울시장 권한대행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참전국 주한 대사들, 윌리엄 윌커슨 주한 미8군 부사령관 등 170여명이 참석해 감사 인사를 나눴다.
감사의정원은 한국을 포함한 6·25 참전 23개국을 상징하는 ‘감사의빛23’ 조형물과 지하 1층의 미디어 전시·체험 공간 ‘프리덤 홀’로 구성됐다. 감사의빛23은 6.25m 높이의 23개 석재 조형물로, 6·25 참전 순서에 따라 남측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22개국 조형물과 가장 북측엔 한국 조형물이 일렬로 배치됐다. 각각 앞면 하단엔 참전국 국기가 장식됐다. ‘ㄴ’자인 ‘받들어 총’ 모양을 두고 일각에선 ‘광화문광장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논란도 제기됐으나 실제로 보니 그렇게 위압적이진 않았다.
감사의빛23엔 독일의 베를린장벽 조각, 노르웨이 국석, 그리스 대리석 등 7개국이 기증한 형형색색의 석재가 활용됐다. 시는 올해 연말까지 미국, 튀르키예 등 5개국의 석재도 활용할 예정이다. 또 매일 오후 8~11시엔 23개 조형물에서 쏘아 올린 빛이 하나로 수렴돼 참전국들과의 연대를 형상화하는 야간 빛 연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하에 조성된 프리덤홀에선 미디어 시설 4개를 통해 한국이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도약한 발전사, 인공지능(AI) 기술로 생생하게 복원한 6·25 사진, 뉴욕 타임스스퀘어 실시간 영상 등 13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6·25 참전국 대사들은 서울시에 감사를 표했다. 데시 달키 두카모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는 참전국들을 대표해 연단에 올라 “Freedom is not free” 격언을 언급하며 “에티오피아는 그 어려운 시기에 한국 국민과 국제사회와 함께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오늘날에도 한국과 함께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두카모 대사는 “감사의 정원이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영웅들은 그들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 있음을 상기시켜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윌리엄 윌커슨 주한 미8군 부사령관은 “약 200만명에 달하는 22개 참전국 장병들이 유엔 깃발 아래 자유와 민주주의, 평화라는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을 다했다”며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고 말했다.
참전 용사인 류재식 ‘6·25 참전 유공자회’ 서울시지부 대표는 “한국이 6·25의 아픔과 상처를 이겨 내고 세계에 우뚝 선 데에는 국민들이 열심히 노력해 일군 공로도 크지만 참전국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어선 안 된다”면서 “감사의 정원이 잊혀져 가는 6·25를 되새기는 ‘역사의 정원’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세훈 후보는 축사에서 “참전국 용사들이 수호하려던 자유민주주의와 평화는 오늘의 한국을 떠받치는 가장 중요한 정체성”이라며 “감사의 정원은 그 가치를 광장에서 시민과 세계인, 미래 세대와 함께 나누는 살아 있는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