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전 유방암 환자에게 기존 치료와 함께 난소기능억제를 시행하면 재발률과 사망률을 약 25% 낮출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45세 이하 젊은 환자에서 효과가 뚜렷하게 확인돼 향후 치료 방향 설정에 중요한 근거가 될 전망이다.
13일 건국대병원에 따르면 유방암센터 노우철 교수가 참여한 세계조기유방암연구협력팀(EBCTCG)은 폐경 전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 1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23개 임상연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의학계 권위지 ‘란셋(The Lancet)’ 지난 5월호에 발표됐다.
난소기능억제는 수술이나 방사선, 약물 등을 통해 난소의 여성호르몬 생성을 차단하는 치료법이다.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암세포가 성장할 수 있어, 호르몬 작용을 억제하는 치료가 중요하다.
연구팀은 항암치료와 타목시펜 치료에 난소기능억제를 추가했을 때 유방암 재발률이 유의미하게 낮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45세 이하 환자군에서는 원격 재발과 유방암 사망률이 각각 약 25% 감소했고, 전체 사망률도 비슷한 수준으로 줄었다.
이번 연구에서 노 교수는 메타분석의 핵심 근거가 된 임상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로 참여했다. 노 교수는 앞서 45세 이하 폐경 전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치료 후 2년간 난소기능억제를 시행하면 재발 위험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ASTRRA’ 연구를 통해 아시아 최초로 입증한 바 있다.
ASTRRA 연구는 2018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돼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란셋 메타분석에서도 주요 근거 자료로 활용됐다. 아시아 연구에서 먼저 확인된 치료 효과가 전 세계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시 검증된 셈이다.
노 교수는 “이번 메타분석은 난소기능억제의 장기적 효과를 가장 광범위하고 신뢰도 높은 근거로 제시한 연구”라며 “45세 이하 젊은 유방암 환자에서 치료 효과가 명확하게 확인된 만큼 실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실질적인 지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교수는 유방암 외과 치료와 내분비 치료 분야에서 다수의 SCI급 논문을 발표해왔다. ASTRRA 연구는 현재 한국유방암학회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후속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해외 연구팀 및 기업과의 공동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