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노인 인구 비율은 21.21%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반면에 튀르키예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같은 해 튀르키예의 노인 비율은 10.6%로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튀르키예 역시 한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두 국가는 어떻게 고령화를 준비하고 있을까? 나는 한국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강의해 본 경험 그리고 튀르키예에서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질문을 자주 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어르신들이 ‘배우는 삶’을 적극적으로 이어간다는 것이다. 서울의 여러 지역에서 문화다양성 강의를 진행해 봄으로써 생각보다 많은 노인복지관과 경로당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단순히 모여 쉬는 공간을 넘어, 외국어(특히 영어), 미술, 춤, 스마트폰 활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고, 많은 어르신이 여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반면 튀르키예에서는 한국과 같은 복지센터나 경로당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적어도 내가 경험한 바로는 어르신들이 특정 기관에 모여 뭔가를 배우는 모습은 흔하지 않았다. 도시에서는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자녀와 함께 살면서 손주를 돌보는 경우도 많다. 물론 이것이 곧 고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튀르키예의 어르신들은 일상 속 관계망을 통해 사회적 활동을 이어간다. 남성 어르신들은 모스크(이슬람 사원)나 전통 커피 하우스에서 또래와 대화를 나누고 보드게임을 즐긴다. 여성 어르신들은 이웃을 방문해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하지만 한국처럼 서비스업 현장에서 어르신들이 일하는 모습은 상대적으로 드문 편이다.
한국에서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많은 어르신이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식당, 카페, 편의점은 물론, 학교 앞에서 아이들의 등교를 돕거나 경비 업무를 하는 모습까지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나이가 들어서도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와 건강함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의 높은 노인 빈곤율로 인해 일부 노인들은 생계를 위해 일을 계속해야 하는 현실도 존재한다. 즉, ‘일하는 노인’의 모습은 선택과 필요가 공존하는 복합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한국과 튀르키예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고령화를 맞이하고 있다. 한국은 빠른 고령화 속도에 대응해 복지 시스템과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확장해 왔다. 반면 튀르키예는 가족과 지역 공동체 중심의 관계 속에서 어르신들의 삶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의 안정감을 보여준다.
앞으로 두 나라의 노인 인구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나이가 ‘잘’ 들 것인가이다. 한국은 경제적 불평등과 노인 빈곤 문제를, 튀르키예는 제도적 복지와 평생학습 기회를 확대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두 사회는 서로의 장점을 참고하며 더 나은 고령화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알툰 하미데 큐브라 남서울대학교 조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