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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변수 속… 트럼프 ‘5B’ 시진핑 ‘3T’ 치열한 수싸움 [14일 美·中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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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정상 ‘세기의 담판’

트럼프 “習 탁월한 품격 지도자
中 개방을 첫번째 요청 삼을 것”
젠슨 황·일론 머스크·팀 쿡 동행

中, 이란 제재 ‘준수 금지령’ 맞서
“美中 관계·세계 평화 의견 나눌 것”

미국산 LNG 선박 3척 중국 직항
양국 에너지 협력 해빙 기류 조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베이징에 도착하며 9년 만의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성사된 이번 국빈 방문은 중동 전쟁 위기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 등에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박3일간의 방문 기간 정상회담과 국빈 만찬 등 최소 여섯개 일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면하며 양국 관계의 향방을 가를 핵심 의제들을 놓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트럼프, 9년 만에 방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이날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에어포스원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 등 정부 인사들과 엔비디아, 테슬라, 애플 등 미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동승했다. 앤드루스합동기지=AFP연합뉴스
트럼프, 9년 만에 방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이날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에어포스원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 등 정부 인사들과 엔비디아, 테슬라, 애플 등 미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동승했다. 앤드루스합동기지=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중국에 개방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을 ‘탁월한 품격의 지도자’로 칭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야 뛰어난 이들이 자신들의 마법을 발휘해 중국을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 “나는 그것(중국의 개방)을 첫 번째 요청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 팀 쿡 애플 CEO 등과 동행한다고 밝히며 “많은 이들이 위대한 중국으로 향하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방중 기업인 명단에 황 CEO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보도를 부인하며 “젠슨 황은 에어포스원에 탑승 중”이라고 설명했다. 출발 당시 에어포스원에 동승하지 않았던 황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중간 기착지인 알래스카에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2017년 방중에 함께했지만 이번에는 동행하지 않았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방중과 관련한 논평 요청에 “두 정상은 양국 관계 및 세계평화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양국이 협상 테이블에 올릴 의제의 우선순위는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가시적인 성과를 뽑아내야 하는 처지다. 이에 따라 대두와 쇠고기 등 농축산물의 구매 확약과 보잉 항공기 도입 등 이른바 ‘5B(Beans, Beef, Boeing 등)’ 의제를 통해 대중 무역적자를 축소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새로 구상한 양국 무역·투자위원회를 통해 중국이 독점한 희토류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중국으로 출발하기 전 취재진에 “(시 주석과) 논의할 것이 많다”며 “무엇보다 무역이 (논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사진=AFP연합뉴스

반면 시 주석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는 대만 문제와 미국의 고율 관세 및 첨단기술 수출 통제 완화라는 ‘3T(Taiwan, Tariff, Technology)’ 의제로 방어선을 구축할 전망이다.

 

이란 전쟁이라는 변수는 양국의 협상력을 가르는 핵심 지렛대로 부상했다. 이란과 대화 창구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이란 제재에 대해 ‘준수 금지령’으로 맞서며 이를 협상의 강력한 패로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논의 대상이라고 하지는 않겠다”며 이와 관련해 중국 측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도 했다. 시 주석과의 회담을 앞두고 이란 전쟁 문제로 협상력이 약화하는 상황을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미국은 중국이 이란을 설득해 중동의 긴장을 완화해 주길 원하는 만큼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이란 설득을 포함한 종전 해법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은 정상회담 전부터 시작됐다. 장한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대만 간의 어떠한 군사적 접촉도 강력히 반대한다”며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중단을 촉구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방위 지원 축소를 압박하려는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대만은 이날 중국 본토와 맞닿은 최전방 섬 진먼에서 미국산 무기를 사용한 대규모 실탄 사격 훈련을 벌였다. 이는 중국에 미국과의 관계를 과시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시 주석과 대만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 문제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 2025년 10월 30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25년 10월 30일 부산 김해공항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이처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양측은 ‘선물’ 성격의 해빙 기류를 흘리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실은 선박 3척이 중국으로의 직항 길에 오른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1년4개월여 만에 재개된 미국산 LNG의 중국 직항으로, 로이터통신은 양국 간 에너지 협력관계가 해빙 기류로 돌아서는 조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기보다 관계 안정에 무게를 두고 미국산 제품의 대중 판매 확대라는 실질적 성과를 거두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미국이 중국과의 관세 ‘치킨게임’을 벌이며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등에 취약하다는 점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중 무역관계 전문가인 마이런 브릴리언트 DGA그룹 수석고문은 “전략적 불신은 매우 높고 상징성도 크지만 야망은 낮은 회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