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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 노조 “30% 공유”… ‘성과급 청구서’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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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임단협 요구안 확정 지어
하청노조와 첫 동시 교섭 진행

카카오 노조는 20일 결의대회
삼바 등도 ‘준법 투쟁’ 이어가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회사 영업이익의 30% 성과 배분을 요구안으로 확정했다. HD현대중공업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은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정규직 노조와 사내 하청 노조가 같은 시기에 동시에 진행된다. 원청과 하청이 별도의 교섭 테이블에서 협상에 나서지만, 교섭 의제가 ‘성과 공유’에 맞춰지면서 이번 협상은 국내 제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12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마련했다고 13일 밝혔다. 노조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은 현장 노동자의 땀과 숙련이 만든 결과”라며 “회사의 영업이익의 30%를 성과로 공유하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2026년 회사의 영업이익을 3조6280억원으로 예상했다.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3만5000원 제외)과 상여금 100% 인상 등도 요구했다. 노조는 조선업종노조연대와 함께 생산 현장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할 경우 노동권과 고용을 보호할 제도 마련도 요구할 예정이다.

 

노조는 20일 요구안을 회사 측에 공식 전달하고 다음 달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 협상에 나선다.

 

HD현대중공업 노조와 사내하청지회는 이날 울산 동구청에서 공동 설명회를 열고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원청과 하청 노조가 한자리에 모여 교섭 방향을 공동으로 설명하는 것은 국내 노동계에서 처음이다.

 

하청 노조는 “노동자의 땀방울에 등급을 매길 수 없다”며 원청과 동일한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촉구하고 있다. 하청노조는 또 기본급 14만9600원 정액 인상, 설·추석 지원금 및 여름휴가비 70만원 동일 지급, 노동안전보건위원회 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

 

하청 노조는 지난달 교섭 요구안을 제출했지만 회사 측은 조합원 수와 교섭 대상 범위 등에 대한 추가 확인을 요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에서는 270여개 사내하청 업체를 통해 2만3900여명이 일하고 있지만, 사내하청 노조에는 8개 업체 130여명이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등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노조가 잇따르면서 성과급 갈등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카카오 노조는 20일 결의대회를 열고 단체행동에 나선다. 성과급을 포함한 보상안을 두고 노사 협상이 결렬되면서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카오 측은 노조에 영업이익 10% 수준의 성과급을 제안했지만, 노조 측은 13∼15%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역시 20% 성과급을 요구하며 창사 이래 첫 파업을 벌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파업 종료 이후에도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LG유플러스 노조는 최근 영업이익의 30%를 요구하며 사측과 정면충돌했다. 성과급 상향 요구는 원청을 넘어 협력업체와 해외 법인 현지 직원들로까지 번져가는 중이다. 현대자동차·기아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했다. 노조 요구안대로라면 현대차는 지난해 순이익 10조3648억원 중 3조1100억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