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은행권에 부과할 조 단위 과징금 제재안의 최종 확정을 미뤘다. 대규모 과징금 산정에 대한 법리적 부담과 사실관계 재확인 필요성이 불거지면서 최종 징계 절차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제9차 정례회의를 열고 홍콩 ELS 불완전판매 관련 은행 및 증권사 검사 결과 조치안을 금융감독원에 되돌려보내며 보완을 요구했다. 금융위는 “안건검토 소위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조치안 상의 일부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 법리 등을 보완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반려’ 조치는 과징금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새롭게 적용되는 법리적 쟁점이 복잡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국 안팎에서는 과징금 산정 기준을 실질 수익금이 아닌 전체 판매 금액(매출액)으로 잡은 것에 대한 법리적 타당성, 금융소비자보호법상 별도의 가중·감경 규정 적용 방식, 은행권의 선제적인 자율배상 노력이 제재 수위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금융위가 추가적인 법적 검토를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개별 위반 사례의 사실관계에 대해서도 징계의 정당성을 더 엄밀히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다.
금소법 제정 이후 첫 조 단위 과징금 부과인 만큼 최종 결정권자인 금융위의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라임 사태 관련 중징계와 가상자산거래소 제재 등 주요 행정소송에서 금융당국이 연달아 패소하면서, 향후 은행권의 불복 소송 가능성에 대비해 제재 근거를 더욱 탄탄히 다져야 한다는 현실적 고민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금감원은 4조원 수준이던 최초 과징금을 1조4000억원 규모로 낮춰 금융위에 올렸으나, 이번 보완 요구를 계기로 제재 수위가 수천억원대로 대폭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초 이달 중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였던 ELS 최종 제재안 확정은 상당 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지적된 사항을 바탕으로 안건을 보완해 재상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사실관계 재확인과 법리 재검토부터 제재안 수정까지 일련의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해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안의 규모가 워낙 크고 새롭게 적용되는 쟁점이 많아, 사실관계를 다시 파악하고 제재안을 다듬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