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인 부동산 관망세 속에서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 가격 상승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매수 유보 분위기 속에서 전세와 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하며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4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6% 올랐다. 수도권(0.31%)과 서울(0.55%)이 전체 상승세를 견인한 반면 지방은 0.02% 상승에 그쳐 확연한 온도 차를 보였다. 아파트만 떼어놓고 보면 전국 매매가는 0.18%, 전세는 0.41%, 월세는 0.42% 오르며 임대차 시장의 불안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 강남 압구정·개포 꺾이고 광진·성북·강서 급등
서울 매매시장은 전반적으로 대단지와 역세권 위주로 상승세를 탔으나 강남구(-0.22%)는 압구정동과 개포동 위주로 매물이 쌓이며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강남을 제외한 타 지역의 재건축 및 개발 호재 단지에는 매수세가 유입됐다.
한강변 호재가 있는 광진구(0.96%)는 중곡동과 구의동 주요 단지 위주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북구(0.92%)는 길음동 등의 중소형 평형 위주로, 노원구(0.79%)는 월계동과 중계동 대단지 위주로 올랐다. 강남권 대체지로 주목받는 강서구(0.87%) 역시 가양동과 염창동의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경기도(0.24%)는 광명시와 구리시, 화성 동탄구 위주로 매매가가 상승했다. 반면 인천(-0.02%)은 서구와 미추홀구 위주로 매물이 적체되며 소폭 하락했다. 지방에서는 울산(0.37%)과 전북(0.22%)이 오른 반면 광주(-0.24%)와 제주(-0.15%), 세종(-0.10%)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 매매보다 무서운 전·월세... 송파·노원 한 달 새 1%대 폭등
임대차 시장은 매매시장보다 매서운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서울의 전세(0.66%)와 월세(0.63%)는 매매가 상승률을 웃돌며 폭등 수준의 흐름을 보였다. 수도권 역시 전세 0.50%, 월세 0.51%로 집계됐다.
서울 전세 시장에서는 송파구(1.39%)의 상승세가 압도적이었다. 잠실동과 신천동 일대 매머드급 대단지를 중심으로 전세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강북권에서는 노원구(1.17%)가 중계동과 월계동 중소형 평형 위주로 매물이 동나며 1%대 폭등세를 기록했다. 성북구(0.91%)와 마포구(0.82%)가 그 뒤를 이었다.
월세 시장 역시 전세 매물 부족 여파를 그대로 흡수했다. 노원구(1.17%)는 상계동과 중계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월세 수요가 지속됐고, 송파구(1.05%)도 잠실동과 신천동 주요 단지 위주로 월셋값이 요동쳤다. 경기도에서는 화성 동탄구와 수원 영통구 위주로 월세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 매수 관망세가 임대차 수요로 전환... 당분간 강세 지속 전망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이 같은 임대차 시장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집값 고점 인식과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를 유보한 가구들이 전·월세 시장에 머물면서 매물 부족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 이헌욱 원장은 “일부 지역에서 매수 관망세와 거래 감소로 인한 하락세가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어 “하지만 역세권이나 학군이 양호한 정주여건 우수 단지로 임차 문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잇따르면서 전·월세 모두 전월 대비 상승세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