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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호텔 등 日 도쿄 도심 재개발도 차질…중동 사태에 먹구름 확산 우려

일본 전역에서 재개발·재건축 계획이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건축 비용 증가에 따라 지방에서 시작된 흐름이 최근에는 제국호텔 등 도쿄 도심 일등지에까지 확산되는 양상으로, 중동 사태가 이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세이부홀딩스는 도쿄 시나가와역 근처 그랜드프린스호텔 신타카나와의 재건축과 관련해 “일정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원래는 올해 안에 호텔 영업을 종료하고 2028년 호텔, 사무실 등이 들어가는 복합건물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당분간 이를 보류하겠다는 설명이다. 재건축 계획을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건축 비용 상승 등 여파로 일정 재조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나고야철도가 추진하던 메이테쓰나고야역 재개발이 지난해 말 무산되고, JR규슈가 하카타역에 복합건물을 지으려던 계획을 중단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계기로 철강 등 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일본의 일손 부족 현상과 건설현장 초과근무 규제 강화 등으로 인건비도 오르면서 비용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 JR규슈의 하카타역 개발 사업은 애초 435억엔(약 4100억원)으로 예상됐던 건설비가 2배 가까이로 증가하면서 결국 계획 중단으로 이어졌다.

 

이런 현상은 도쿄가 아닌 지방에서 주로 일어나곤 했다. 도쿄에 비해 임대료가 싼 까닭에 건축비가 급등하면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JR홋카이도의 삿포로역 주변 대규모 재개발 사업처럼 착공·완공 시기를 늦추고 건물 높이를 낮추는 방식으로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일도 발생했다.

 

최근에는 임대료가 높은 도쿄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지요다구에 있는 데이코쿠(제국)호텔 타워관 철거 공사는 원래 계획을 6년가량 뒤로 늦춰  2030년 말쯤 시작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2031∼2036년으로 계획했던 본관 재건축은 아직 시기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데이코쿠호텔은 미쓰이부동산과 함께 인근 우치사이와이초 지역과 연계한 재개발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이제 실현 가능성에 물음표가 더해지는 형편이다.

 

비관적 전망은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자원 가격이 급등하면서 추가적인 건축비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열재 등은 이미 공급 차질이 임박한 상황이다.

 

닛케이는 “임대료나 분양가가 건축비 상승분을 따라잡지 못한다면 재개발은 ‘관망’에서 ‘정체’로 전환될 것”이라며 “건설·부동산업계가 당장은 실적이 좋지만, 앞으로는 무사히 버티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