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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성과급"…국민 신뢰 잃은 삼전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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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70%가 "과도하다"… 경쟁력 약화 우려에 반대 압도적
하청업체와의 연대 없이 초기업 노조의 '실리'에 집중
"부문별 소외감" 내부 분열…파업 중단 가처분 등 '노노갈등' 고조

국민 10명 중 7명은 삼성전자와 노조원들의 억대 성과급 지급에 대해 “과도하다”고 평가했고 파업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인 성과급 요구가 국민 정서와 동떨져 있는 만큼, 이들이 성과급을 명분으로 한 파업요구도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힘들단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고용 안정이나 정치·사회적 의제가 아닌 오로지 성과급, 즉 이익을 앞세운 초기업 노조에 대한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마라톤협상에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21일 예고된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난 13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마라톤협상에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21일 예고된 총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간 지난 13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연합뉴스

◆국민 등 돌린 삼성전자 성과급 요구

 

15일 재계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은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지급이 과하다고 평가했고, 파업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엘림넷 나우앤서베이드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과급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성과급 수준이 적정하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7.3%가 ‘매우 높다’, 27.4%가 ‘다소 높다’고 답했다. ‘적정하다’는 응답은 17.8%, ‘낮다’는 1.8%에 그쳤다.

 

고액 성과급에 대한 종합 의견을 묻는 항목에서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50.2%로 가장 많았고 ‘정당한 보상’(26.0%), ‘기업 내부 문제’(19.8%)가 뒤를 이었다. 21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는 올해 추정 영업이익인 270조원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4월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대한민국 전국 성인 남녀 131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71%포인트다.

 

파업에 대한 비판여론도 상당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삼성전자 파업 관련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69.3%가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반면 ‘정당한 권리 행사 및 보상 요구로 적절하다’는 응답은 18.5%에 그쳐, 부정 여론이 긍정 여론보다 3.7배 이상 높았다. 이 여론조사는 4월27일, 28일 양일간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1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2차 심문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왜 국민은 삼전 노조의 파업을 반대하나

 

끊임없이 노조원이 이탈하며 노노갈등이 심화하고 있고, 하청업체와의 연대가 없다는 점은 이같은 초기업 노조가 가진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과거 노동계가 고용 안정이나 정치·사회적 의제를 앞세웠다면, 초기업 노조는 경쟁사 수준의 성과급과 직접 보상 같은 ‘실리’가 투쟁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조합원 6500명 수준에 불과했던 초기업노조가 불과 7개월 만에 조합원 7만4000명을 돌파하며 과반노조를 확보한 배경도 바로 ‘개인의 이익’이었다.

 

초기업노조의 요구안은 노동운동의 보편적 가치인 ‘연대’보다는 실익에 집중돼 있다. 현대차 노조는 하청 노조와의 공동 교섭을, 현대중공업 노조는 하청 노동자들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연대 의지를 강조했다. 반면 초기업노조는 3만5000여명에 달하는 사내 협력업체 노동자와의 이익 공유보다는 자신들의 보상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처럼 실리만을 지나치게 강조한 탓에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내부적으로도  반도체 부문 중심의 요구안이 모바일 사업 등을 하는 DX(디지털경험) 부문 직원들의 소외감을 불러일으켜, 하루 1000명 이상의 직원이 노조를 탈퇴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도 DX 부문 조합원들은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임금협상 체결 및 파업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 절차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