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 外 [이 주의 점‘입’가경]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정치는 말로 시작해 말로 평가받는다. 점입가경(漸入佳境)은 본래 갈수록 경지에 이르고 흥취가 무르익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사태가 갈수록 복잡해지거나, 때로는 어이없고 민망한 방향으로 흘러갈 때도 곧잘 쓴다. 이 코너는 두 의미를 함께 품고, 한 주 정치를 드러낸 정치인들의 ‘입’을 들여다본다. 정국의 향배를 가른 말, 충돌의 불씨가 된 말, 정책의 결을 드러낸 말을 따라가며 그 주 정치의 흐름과 맥락을 짚어본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연합뉴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연합뉴스

○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다.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그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

 

- 5월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온 발언이다. 김 실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초호황이 개별 기업의 경쟁력만이 아니라 국가 인프라와 산업 구조의 변화 위에서 가능해진 결과라는 점을 전제로,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초과세수를 ‘국민배당금’ 형태로 환원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발언은 곧바로 시장에서 ‘기업 이익을 사실상 재분배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신호로 읽혔고, 야권은 “공산당 본색”, “반기업적 발상”이라고 공세를 폈다. 대통령실은 곧바로 “내부 검토와 무관한 개인 의견”이라며 선을 그었지만, 오히려 내부 조율 부재만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 “김용범 정책실장이 언급한 국민배당금은 국가 ‘초과세수’를 재원으로 삼는 것이며, 기업 ‘초과이윤 배당’이라는 주장은 본질을 왜곡한 가짜뉴스다.”

 

-5월 13일 김용범 정책실장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자 직접 입장을 밝히며 내놓은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일부 언론과 야권이 김 실장 발언의 취지를 “기업 초과이윤을 정부가 나눠주자는 주장”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핵심은 기업 이익 자체가 아니라, AI 산업 호황 속에서 늘어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초과세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이미 대통령실이 하루 전 “개인 의견”이라고 정리한 뒤였던 만큼, 대통령이 다시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은 이번 논란이 대통령실 핵심 현안으로 번졌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졌다. 야권은 “정책실장, 대통령실, 대통령의 설명이 계속 달라진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뉴스1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뉴스1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재명 대통령은 김 실장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

 

-5월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온 주장이다. 김용범 실장의 ‘국민배당금’ 제안이 시장과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자, 송 원내대표는 이를 단순한 정책 아이디어가 아니라 대통령의 인사 책임 문제로 끌어올렸다. 그는 김 실장이 일시적 산업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를 마치 영구 재원처럼 전제했고, 그 발언만으로도 시장에 충격과 혼란을 줬다고 비판했다. 야권이 이번 사안을 ‘아이디어 과잉’이 아니라 ‘경질 사안’으로 규정하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대목으로,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반기업·반시장 프레임 공세가 잇따랐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드디어 공산당 본색이 드러났다.”

 

-5월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핵심 표현이다. 장 대표는 김용범 정책실장의 제안을 두고 “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정부가 강제로 뺏어 나눠주겠다는 것”이라고 규정하며, 논쟁을 재정 설계나 세수 활용 문제가 아니라 체제와 이념의 문제로 확장했다. ‘국민배당금’을 곧바로 ‘공산주의 배급경제’와 연결한 이 발언 이후, 야권의 논조는 일제히 “반기업”, “배급”, “사회주의” 프레임으로 맞춰졌다. 여권은 “초과세수 활용 원칙에 대한 논의를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정책 논쟁을 진영 대결 구도로 끌고 간 발언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

 

○ 이재명 대통령 “적극적 재정을 통해 내수를 활성화하고 경제 성장률과 GDP 자체를 높이면 국가 부채 비율은 오히려 줄어든다.”

 

-5월 12일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21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나온 말이다. 거시경제 차원에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며, 야권의 긴축재정 압박을 정면으로 반박한 대목이다. 김용범 실장 발언으로 ‘포퓰리즘 공세’가 번지던 와중에도, 이 대통령은 확장 재정 기조 자체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여권에선 경기 대응과 내수 진작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반응이 나왔지만, 야권은 재정 건전성을 가볍게 보는 위험한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김용범 논란과 별개로, 당정청의 큰 틀인 적극 재정론을 다시 확인한 발언으로 읽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뉴시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뉴시스

○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올해 전작권 회복 로드맵을 완성하겠다. 드론이라고 단정할 근거를 갖고 있지 못하다.”

 

-5월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위 실장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를 두고 “올해 로드맵 완성”을 공언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안보 기조가 단순한 대화 재개나 긴장 완화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군사 주권 회복과 국방 역량 강화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동시에 최근 제기된 무인기·드론 관련 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단정할 근거가 없다”며 신중론을 폈다. 보수 진영에서는 전작권 전환 속도전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고, 여권에서는 안보 자율성 강화의 상징적 선언으로 평가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틀어지고 쑤셔 박히고 추락했던 대한민국의 비정상을 이제 정상화로 만들어야 한다.”

 

-5월 12일 충청권 공천자대회에서 나온 발언이다. 정 대표는 최근 검찰개혁, 국정조사, 지방선거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으며 ‘정상화’라는 표현을 반복해왔는데, 이 문장은 그 인식을 가장 강하게 압축한 대목이었다. 민주당 지지층에는 윤석열정부 시기를 정리하고 새 질서를 세워야 한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졌지만, 반대 진영에서는 지나친 선악 구도와 자기 확신의 언어라는 비판도 뒤따랐다. 이번 지방선거를 단순한 지역 선거가 아니라 정권 교체 이후 체제 재정비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 발언이었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파도가 세게 친다고 함께 타고 있던 배에 불 지르고 혼자 구명보트 타고 도망간 사람.”

 

-5월 11일 울산 남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 및 공천장 수여식에서 김상욱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를 겨냥해 꺼낸 말이다. 장 대표는 탈당파를 단순한 이탈 인사가 아니라 위기 때 공동체를 버린 ‘배신자’로 규정하면서, 울산 선거를 정책 경쟁보다 진영 결속과 충성의 문제로 끌고 갔다. 국민의힘이 계엄 사태 이후 당을 떠난 인사들에 대해 어떤 감정과 프레임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선명하게 드러낸 대목이기도 했다.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정책 실종과 감정적 선거 언어라는 비판도 함께 나왔다.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연합뉴스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연합뉴스

○ 한동훈 무소속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저의 승리가 정권 견제·보수 재건 출발점.”

 

-5월 9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꺼낸 말이다. 한동훈은 북구갑 보선을 단순한 지역 재선거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 견제와 보수 재편의 시험대로 규정했다. 지역 현안보다 전국정치 구도를 전면에 세운 발언이어서, 선거 자체보다 한동훈 개인의 정치 복귀와 보수 진영 주도권 경쟁이 더 크게 읽혔다. 당 안팎에선 “지역 선거를 자기 정치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비판과 “보수 재건의 상징전으로 키운 승부수”라는 평가가 엇갈렸다. 부산 북구갑 선거를 전국 정치의 일부로 끌어올린 대표적 발언이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연합뉴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연합뉴스

○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 시장이 불과 한 달 전에 윤희숙 서울시장 예비후보나 이런 분들이 토론하자고 할 때 뭐라고 얘기하셨는지 스스로 돌아보시길 바란다.”

 

-5월 1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온 발언이다. 오세훈 후보가 연일 “정원오 후보가 토론을 피한다”며 양자토론을 압박하자, 정 후보가 되레 오 후보의 과거 태도를 소환하며 역공에 나선 것이다. 단순한 토론 일정 조율 문제를 넘어, 상대의 일관성과 신뢰 문제를 정면으로 건드린 대목이었다. 정 후보는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면 신뢰를 잃는다”는 취지의 설명도 덧붙이며, 토론 공방을 후보 자질 논란으로 확장하려 했다. 이후 서울시장 선거는 부동산·교통·광화문광장 같은 정책 경쟁과 함께 ‘누가 토론을 회피하느냐’는 프레임 싸움으로 더 뜨거워졌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연합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연합뉴스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인천을 대장동으로 만들겠냐고요? 네. 하겠습니다. 수천억 원의 초과 이익을 내서 주민께 돌려드릴 수 있는 사업이라면 얼마든지 하겠다.”

 

-5월 14일 상대 후보 측 공세에 맞서 페이스북에 올린 공식 입장문에서 나온 말이다. 야권이 ‘대장동’이라는 단어를 부패 프레임으로 공격하자, 박 후보는 이를 오히려 ‘초과이익 공공 환수’의 상징으로 재정의하며 정면 돌파를 택했다. 리스크를 회피하지 않고 맞받아치는 선명성을 보였다는 평가와 함께, 동시에 야권에 더 큰 공세의 빌미를 줬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이후 인천시장 선거는 ‘대장동 심판론’ 대 ‘공공환수론’ 공방으로 이어졌고, 박 후보의 이 발언은 그 논쟁의 분기점처럼 소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