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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약탈 금융 근절” 주문에…재계 ‘저승사자’들이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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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하나은행·메리츠증권 세무조사 착수, 공정위 조사국 부활 추진

이재명 대통령이 담합과 약탈적 금융 등 민생을 침해하는 행위를 지적하자 ‘경제 사정(司正) 당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본격적으로 가동됐고, 폐지됐던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국 부활이 추진되는 등 민생 침해 행위에 칼을 빼 드는 모습이다. 그러나 사정 국면이 과도하게 길어지면 기업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거나 금융기관의 신용공급이 위축되는 등 오히려 민생에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국세청 조사4국 잇단 조사 착수

 

17일 관가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8일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대상 비정기(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사흘 뒤에는 메리츠증권도 세무조사 대상이 됐다. 

 

조사4국은 정기 세무조사보다 기업 탈세 의혹이나 비자금 조성 등 특별 사안을 주로 담당하는 조직이다. 재계에서는 이른바 ‘저승사자’로 불린다. 

 

이번 세무조사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금융 구조개혁을 주문한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금융기관들이 돈 버는 게 능사라고, 그것이 존립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금융기관의 공공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금융권에서는 이번 조사를 일종의 ‘본보기 조사’로 받아들이며, 금융사 전반으로 조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세청은 이 외에도 주가조작·터널링·환치기·가격 담합 등으로 시장을 교란하고 물가 상승을 유발한 혐의를 받는 다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기획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도 서민을 위협하는 불법 대부업체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기존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에 더해 민생금융범죄 특사경도새로 설치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민생금융범죄 중에서도 불법사금융 범죄를 전담할 특사경을 신설하고 인지수사권도 부여하기로 했다. 특사경 수사 범위는 대부업법 위반 사항이 될 걸로 보인다. 법정 최고금리(연 20%)를 넘어서는 이자를 받는 행위, 미등록 불법 대부업 영업 등을 단속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이밖에 불법 추심도 수사 범위에 포함할지 관계 부처 간 협의 중이다.

 

이 같은 경제 사정 작업은 물가 불안을 유발하는 시장 실패를 교정하고, 취약계층의 부채를 부풀리는 ‘약탈 금융’을 척결하는 등 정책효과가 기대된다.

 

◆공정위 불공정 행위 신속 대응 

 

공정위는 민생 분야에서 발생한 불공정 행위에 신속하고 촘촘한 대응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재벌 저승사자’라고 불렸던 조사국 부활을 추진하는 등 조사 강도를 한층 높이려는 모습이다. 현재 7명 규모의 중점조사팀을 30∼40명 규모의 국 단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사국은 대기업 부당 내부거래 조사로 재계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다가 2005년 폐지됐다.

공정위는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반칙 행위 제재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의 설탕 가격 담합을 적발해 4083억1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CJ제일제당 등 7개 제분사의 담합 혐의도 적발해 각 회사에 심사보고서발송(검찰의 기소에 해당)하고 전원회의에 상정했다.

 

공정위는 저금리 정책 자금으로 가맹점주에게 고리 대부업을 해 논란을 일으킨 외식업체 명륜당을 소회의에 회부하는 등 자영업자 대상 불공정 거래 행위에도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공정위의 전방위 조사·감시망 확대 뒤에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주문이 있다. 이 대통령은 “(공정위 인력이) 너무 적으니 조사도 충분히 못 하고, 그러니 업체들이 그 사실을 알고 다 위반하고 있다”며 “온 동네를 파(보)면 전부 다 더러우니, 다 고쳐야 한다”고 국무회의에서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