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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4년 만에 부활한 ‘버핏과의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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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구루(스승)’로 불리는 워런 버핏(95) 버크셔해서웨이 이사회 의장과 식사를 함께 하는 가격은 천문학적이다. 버핏은 2000년부터 해마다 연례 자선 행사인 ‘버핏과의 점심’을 경매에 부쳐 낙찰액을 기부해 왔다. 2022년 낙찰액은 역대 최고가인 1900만달러(약 285억원)로 누적 모금액은 5000만달러(약 750억원)를 웃돈다. 2023년부터 중단됐는데 올해 다시 재개돼 경매에서 900만100달러(약 135억원)에 낙찰됐다고 한다. 버핏은 작년 말 버크셔의 최고경영자(CEO)를 넘겨주고 이사회 의장으로서 투자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데, 현역 은퇴 후에도 그와 함께하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점심’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520억달러로 세계 10위 부자에 오른 버핏은 ‘가치투자’ 철학을 고수해왔다.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거나 인수하는 식으로 장기간 투자해 놀라운 실적을 냈다. 1965년 쇠락해가던 직물회사 버크셔를 인수한 그가 보험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투자부문을 거느린 미국 내 시가총액 9위의 지주회사로 키워낸 원동력이다. 버크셔 주식 투자자라면 60년간 약 610만%의 누적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평소 버핏은 60년 동안 진정으로 매력적인 투자 기회는 단 몇 번뿐이었다고 토로했다. 투자할 종목을 찾지 못한다면 최선의 전략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라는 게 그의 철칙이다. 2021년 버크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투자자는 무엇보다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 주식시장은 갈수록 ‘단타’ 추세가 뚜렷하다. 이달 들어 코스피의 일평균 시총 회전율은 0.85%로, 지난달(0.59%) 대비 대폭 상승했다. 시총 회전율은 시장 규모에 비해 주식이 얼마나 자주 손바뀜되는지 보여주는 지표인데, 작년 평균(0.48%)과 비교해도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경향은 더욱 짙어졌다.

버핏은 최근 세계 금융시장의 투자 열풍에 대해 “지금처럼 사람들이 도박 심리에 빠져 있는 때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증시 상황과 관련해서도 신규 투자를 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라고 했다. 그가 내달 24일 열리는 점심 행사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벌써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