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거시경제 악재로 반도체 대장주를 중심으로 조정을 받으며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이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따른 산업 이익 전망치 확대를 반영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59만원, 4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두 기업이 전통적인 경기민감주에서 벗어나 구조적 성장주로 전환하면서 장기적인 실적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34만원에서 59만원으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234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높여 제시했다. 증권가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해 400만원대 목표주가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낙관적 전망은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미국 물가 지표 충격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증시 전반의 투자 심리가 냉각된 상황에서 나와 주목받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반도체 양사의 목표주가 상향 근거로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꼽았다. 과거 PC와 스마트폰 수요에 따라 메모리 가격이 변동하던 흐름을 넘어, AI 수요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가 구조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6배 수준”이라며 “PER 20배 안팎인 TSMC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에이전틱 AI’ 확산으로 AI 추론 속도를 높이는 메모리 저장 공간인 ‘KV 캐시(Key-Value Cache)’ 수요가 향후 5년간 수천배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에이전틱 AI는 사용자 개입 없이 AI가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해 독자적으로 목표를 수행하는 차세대 인공지능을 말한다. 반면 같은 기간 메모리 공급 증가율은 연 30% 수준에 그쳐 만성적인 수급난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도 메모리 수요 급증을 이끄는 주요 배경으로 지목됐다. 노무라증권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자본지출 규모가 2025년 1조1600억달러에서 2030년 5조1300억달러로 5배 이상 급증하고, 전체 지출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9%에서 23%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최근 반도체 공급 계약 방식이 3~5년의 장기공급계약(LTA) 형태로 변경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선급금 지급 및 설비투자 증설 비용 분담 약정 조건이 포함되면서 과거 불황기처럼 고객사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기반해 노무라증권은 두 기업의 향후 영업이익 전망치를 대폭 늘려 잡았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26년 307조원에서 2028년 511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역시 281조원에서 480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