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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호소로 성사된 마지막 협상 기회… 삼성전자 노사 극적타결로 한국 경제 위기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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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예고한 총파업일 D-3
삼성전자 노사 10시 중노위서 사후조정 돌입
17일 사전 미팅 결과는 ‘흐림’
정부는 노동계 반대에도 긴급조정권 카드 만지작
극적인 타결로 ‘모두의 해피엔딩’ 이뤄낼까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이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전자 노사가 18일 오전 10시부터 중노위에서 회사 운명이 걸린 사후조정에 돌입한다.  지난 13일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되며 파국으로 치닫던 협상은 16일 이재용 회장이 대국민사과와 함께 ‘문제를 함께 해결해가자’는 메시지를 내고 정부가 노사 양측의 입장을 전달하며 의견을 조율한 끝에 다시 재개됐다. 사측은 반도체 사업부에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교섭위원을 교체해 달라는 노조의 요구에 응해 대표교섭위원을 기존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DS피플팀장으로 교체했다. 노조는 이를 받아들여 파업 이후에 대화하겠다던 입장을 철회하고 교섭에 응했다.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사후조정 마지막날인 13일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노사 협상이 결렬되면서 21일로 예정된 총파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이날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뉴시스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사후조정 마지막날인 13일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노사 협상이 결렬되면서 21일로 예정된 총파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사진은 이날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수원본사 모습. 뉴시스

이번 사후조정은 파업 전 사실상 마지막 조정 기회다. 본래 중노위 사후조정에는 정해진 기한이 없다. 노사도 추가 사후조정의 기한을 못 박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부터 파업 예고일인 21일까지는 3일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이번조정마저 결렬되면 더 이상의 중재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사후조정을 직접 참관하기로 한 것도 이번 조정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파업을 막을 최후의 카드로 여겨져 온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노사 양측에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협상장 앉았지만, 전날 사전미팅 결과는 ‘흐림’

 

어렵게 노사가 다시 협상장에 모이게 됐지만 막판 타결이 쉽지 않다는 긴장감은 여전히 높다. 시작 전 분위기도 심상찮다. 17일 노사 사전 미팅에서 양측은 충돌했다. 노조 측이 정부의 긴급조정권 언급에 반발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협상 시작도 전에 팽팽한 긴장 국면이 조성된 상태다. 노조 대표인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사측이)긴급조정, 중재로 가면 노조가 힘들 것이라고 해서 ‘그만 이야기하자’ 하고 나왔다”며 “(노조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압박하지만 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사측이 가져온 안에도 노조 측은 반발했다고 한다. 회사 안건대로 나온 성과급을 받으면 반도체 사업부문 인당 대략 2억∼4억원을 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노조 측이 공개한 회사 안건을 들은 직원들은 만족하지 못한다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에서 회사 안건에 대한 반발이 상당수 올라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조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강행할 태세다. 참여 인원은 최대 5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 창사 이래 2번째이자 최대 규모가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으로 최대 100조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개별 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곳곳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규모다.

 

◆협상 타결 여부 확정지을 핵심 쟁점은 3가지

 

협상의 첫번 째 쟁점은 재원 산정 기준이다.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는 불투명한 현행 경제적부가가치(EVA) 측정 방식 대신 영업이익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하고, 현행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선도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반면 사측은 기존 제도를 유지하면서 업계 1위 달성 시 영업이익의 10%를 상한 없는 ‘특별포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반도체 부문 내부의 성과급 배분 방식도 난제다. 노조는 반도체 부문 성과급 재원을 부문 전체와 사업부별로 7대 3으로 배분하자고 한다. 적자를 내고 있는 파운드리·LSI 사업부도 성과급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측은 적자 부서에까지 과도한 보상을 주는 것에 난색이다. 반면 반도체 부문 직원들은 LSI와 파운드리도 핵심 인재들인만큼 챙겨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엔지니어는 명확하게 분야가 정해져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를 맡다가도 메모리를 맡을 수 있고 반대로 메모리 엔지니어가 파운드리와 LSI 사업부 업무를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메모리만 챙겨주면 파운드리와 LSI 쪽 인재들이 경쟁사로 충분히 이직할 수 있다며, 이들도 어느정도 성과를 챙겨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다른 쟁점보다 풀기 더 어려운 매듭이 있다. 바로 제도화 문제다. 노조는 성과급 지급을 제도화해 고정적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한다. 사측은 고정 방식은 힘들고 ‘특별포상’ 형태의 유연한 제도화만 가능하다고 맞선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면 불황기 경영 위험이 가중되고, 인프라 증설과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같은 미래 투자 여력이 줄어든다는 우려에서다.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뉴스1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뉴스1

◆노조 집행부의 과도한 수당 도마에… 협상 소외된 DX직원도 반발

 

다만 협상이 매끄럽게 진행되도 여전히 문제가 남아있다. 우선 노조 직원들의 과도한 수당 수령이 도마에 올랐다.  최근 초기업노조가 최승호 노조위원장 등 집행부에 한 달 수백만원 이상의 직책 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최근 노조 규약을 개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행부는 근로시간 면제를 적용받아 회사로부터 급여를 지급받고 있는데 조합비로 수백만원씩 더 수령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 적정한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다.

 

삼성전자 완제품(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DX부문 일부 직원들은 18일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와 사측의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 사후조정 회의를 앞두고 교섭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날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노바는 삼성전자 DX부문 조합원 5인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를 대리해,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한 ‘2026년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신청서를 지난 15일 수원지방법원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가처분 신청은 노사 협상에서 소외됐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DX부문 조합원들이 현재 교섭권을 가진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중심 초기업노조의 의사결정 과정을 문제 삼으며 교섭 중단을 요구하면서 추진됐다.

 

신청서에는 초기업노조가 총회 의결 없이 지난해 11월 7∼13일 진행한 일주일간의 ‘네이버 폼 설문조사’ 결과로 교섭요구안을 갈음했다는 점이 규약을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초기업노조 규약 제51조는 단체교섭 요구안을 총회에서 확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제23조 제4항은 7일 전 공고를 의무화하고 있다.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3호 역시 단체협약 사항을 총회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법무법인 노바 측은 규약과 달리 총회 관련 공고가 단 하루 전에 이뤄졌고, 집행부가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전체 의견 수렴 없이 내부에서 20가지 안건을 조율한 점, 설립 후 3년간 대의원회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또 공동교섭단 양해각서에 명시된 3단계(각 노조 자체 의결→통합·조정→실무협의) 절차가 모두 생략되면서, DX부문만의 특유한 근로조건 개선 요구가 선택지에서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그 결과 지난 3월 말 1만4553명이던 초기업 노조 내 DX부문 조합원 중 6000명 이상이 탈퇴하면서 과반 노조 지위가 흔들리는 상황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로인해 초기업노조는 앞서 사측이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21일 예고된 총파업 전 2개의 법적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