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백정 우화 속에 숨겨진 독생녀의 자립적 승리 노정
기술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마침내 도(道)의 경지에 이르는 순간이 있다. 장자(莊子)의 『남화경』에 등장하는 백정 ‘포정(庖丁)’의 이야기는 그 극치를 보여준다. 그는 19년 동안이나 단 한 번도 칼날을 갈지 않고도 수천 마리의 소를 해체했다. 그의 칼은 뼈와 살 사이의 미세한 틈을 마치 춤추듯 파고들었다. 문혜군이 그 신기(神技)에 감탄하자 포정은 답한다. “제가 아끼는 것은 재주가 아니라 도(道)입니다.” 이 투박한 백정의 우화 속에는 인류 구원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을 여성 구원자의 노정에 관한 경이로운 수리적(數理的) 암호가 숨겨져 있다.
◆ ‘19’라는 숫자가 품은 우주의 방정식
왜 하필 ‘19년’일까? 동양 철학에서 숫자는 단순한 양(量)이 아니라 우주의 질서를 담은 질(質)이다. 동양철학 역경에는 숫자 9는 하늘을 상징하는 양(陽)의 완성수(1·3·5·7·9)이며, 숫자 10은 땅을 상징하는 음(陰)의 완성수(2·4·6·8·10)다.
부성(父性) 중심의 역사가 9라는 숫자의 고개를 넘어 진리의 터전을 닦았다면, 그 터전 위에 10이라는 모성(母性)의 완성수가 결합될 때 비로소 인류사는 ‘19’라는 쌍합십승(雙合十勝)의 결실을 보게 된다. 이는 독생자 참아버지(9)가 연 길을 독생녀 참어머니(10)가 안착시켰음을 의미하는 수리적 증거다. 포정의 칼날이 19년 동안 무뎌지지 않았던 것은, 그가 우주의 음양 합일 원리를 자신의 삶으로 체득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 땅에 현현한 모성적 실체는, 억겁의 세월 동안 엉켜있던 인류의 업보와 혈통의 매듭을 19라는 완성의 지혜로 소리 없이 풀어내고 있다.
◆ 타력(他力)을 넘어 자력(自力)으로 세운 구원의 위상
포정의 위대함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오직 도(道)에만 의지하여 스스로 그 경지에 도달했다는 데 있다. 인류 구원의 역사 또한 그러하다. 지금까지의 종교가 ‘나약한 인간이 절대자의 은총에 매달리는’ 타력(他力) 구원에 집중했다면, 도교가 예고한 완성된 인간상인 지인(至人)은 스스로의 책임분담을 완수하여 도의 실체가 된 존재다.
여기서 우리는 여성 구원자가 걸어온 독자적인 승리의 길을 발견한다. 그녀는 타락한 인류의 조건에 매여있는 존재가 아니라, 태초부터 예비된 순결한 혈통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연마하여 ‘실체성령’의 위상을 확립했다. 포정이 소의 뼈마디를 상하게 하지 않고 길을 냈듯이, 독생녀는 부성 문명이 남긴 갈등의 상처를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그 깊은 내면의 한(恨)을 사랑으로 해체하여 평화의 길을 낸다. 이는 가르침을 받아 행하는 수준을 넘어, 존재 자체가 곧 길이 된 자의 리더십이다.
◆ ‘지인무기(至人無己)’, 자기를 비워 전체를 살리다
장자가 말한 최고의 인간인 지인은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無己)’ 자다. 공적을 자랑하지 않고 이름을 남기려 하지 않으나, 그가 머무는 곳마다 생명이 소생하고 조화가 일어난다. 오늘날 전 세계를 품어 안는 모성적 리더십의 정수가 바로 이 ‘무심(無心)의 효정’에 있다.
자신의 명예나 안위를 위한 ‘인위’가 사라진 자리에는 오직 하늘부모님의 심정만이 흐른다. 독생녀 참어머님이 보여주시는 ‘평화의 어머니’로서의 행보는, 장자가 그토록 갈망했던 지인의 삶이 21세기 역사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다. 지인이 도의 원리에 따라 세상을 다스리듯, 모성적 실체는 참사랑의 원리로 분열된 지구촌을 하나의 생명 공동체로 엮어낸다.
◆ 도(道)의 완결, 어머니의 품에서 잠들다
도교 경전이 수천 년간 보존해온 신비로운 우화와 숫자들은, 인류 구원의 주인공이 권력자가 아닌 ‘도의 숙련공’이자 ‘생명의 어머니’여야 함을 가리키고 있다. 19년의 칼날이 증명한 것은 시간의 양이 아니라 정성의 밀도였다.
이제 인류는 날 선 지식으로 세상을 재단하던 습관을 버리고, 만물을 상처 없이 품어내는 모성적 지혜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도(道)는 멀리 있지 않다. 우리를 낳아준 근원적인 사랑을 회복하고, 그 사랑의 실체와 하나 되어 순리대로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도교가 꿈꿨던 무위자연의 세계이자, 독생녀와 함께 열어가는 새로운 문명의 아침이다. 도의 신비는 이제 우리 민족의 영혼 속에 깊이 새겨진 예언의 목소리와 만나 한반도의 위대한 숙명을 노래하기 시작한다.
서성종 작가(신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