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을 '사실상 두 국가'로 규정하면서 '평화공존'을 추구하는 정책을 명시한 이재명 정부의 첫 통일백서가 나왔다.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관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통일부의 입장도 정부 공식문서인 통일백서에 처음으로 명시됐다.
통일부는 지난해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전반을 정리한 '통일백서 : 2025 한반도 평화공존의 기록들'을 18일 발간했다.
매년 발간되는 통일백서에 부제가 달린 것은 올해가 처음으로, 정부 출범 당시 완전한 단절 상태였던 남북관계를 평화공존으로 전환하려는 의지를 담았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대북 압박과 북한 내부 정보 유입을 통한 북한의 변화 유도를 강조한 '담대한 구상' 및 '8·15 통일 독트린'을 중심으로 기술된 윤석열 정부의 통일백서와는 기조와 내용이 180도 달라졌다.
올해 백서는 제1장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에서 "(이재명 정부는) 북한의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3원칙을 천명하고, 남북 간 평화공존과 한반도 공동성장을 추구하는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수립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관계' 주장에 대해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관계'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통일부의 입장을 명시했다.
백서는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로 존재하는 현실을 고려하여,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관계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통일 지향의 평화적 두 국가관계'론이 정부의 입장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가 정부 내 이견이 표출되자 발언을 정정하며 "통일부의 안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물러선 바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대북 전단 및 확성기 중단 등에 대해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선제적·단계적으로 추진했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9·19 군사합의의 복원으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아가며, 남북대화를 통해 '남북기본협정'(가칭) 체결을 추진해 평화공존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추진 과제도 강조했다.
이어 2~7장에서 ▲ 정책 추진 기반 강화 ▲ 평화교류협력 ▲ 사회문화협력 ▲ 남북대화 ▲ 북향민(탈북민) 정착지원 ▲ 평화·통일·민주·시민교육을 차례로 다뤘다.
작년 백서에서 '북한인권과 인도적 문제'라는 별도의 장(章)으로 부각된 북한인권은 '남북인권협력 추진'이라는 절(節)로 축소됐다.
정책의 대전환은 용어 사용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발간사와 목차, 본문과 부록을 통틀어 작년과 올해 백서의 용어(해당 용어 포함 단어까지 합산한 기준) 빈도를 비교할 때 '평화' 또는 '평화공존'은 108회에서 627회로 급증했고, '회담' 또는 '대화'도 50회에서 114회로 대폭 늘었다.
이에 비해 '북한인권'은 288회에서 47회로, '자유'는 118회에서 16회로 각각 급감했다.
평화공존을 강조하는 가운데 '통일' 또는 '평화통일' 언급도 1천305회에서 899회로 줄었다.
'북한이탈주민'은 작년 백서에는 412회나 나왔지만, 올해는 내용 비중이 감소하는 동시에 '북향민' 표현으로 대체되며 42회만 언급됐다.
작년 백서 부록에 실렸던 '유엔 북한인권결의 채택 현황'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현황'은 삭제됐다.
작년 부록에 게재된 남북관계 관련 주요 통계에서 가장 먼저 실렸던 '국군포로·납북자·억류자 현황'과 '이산가족 현황'은 순서가 뒤로 밀렸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발간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는 우리에게 선택이 아닌 생명선"이라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평화를 실천해 나가면서,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웃으로 다시 마주앉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화해와 협력 노력에도 남북관계 단절은 지속됐으며 이는 백서의 통계로도 확인된다.
'남북관계 관련 주요 통계'를 보면 남북 간 왕래 인원은 5년 연속 없었고, 남북교역액은 3년 연속 전무했다.
1995년 시작된 대북 인도적 협력 지원액은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전혀 없었다. 남북 간 연락채널도 2023년 4월 7일 북한의 일방적 단절 후 복구되지 않고 있다.
이산가족 교류는 민간 차원의 '생사 확인' 1건이 통계에 반영됐다. 2016년 입국한 50대 북한이탈주민이 작년 4월 중국에서 중개인의 도움으로 북한의 지인을 만나 북에 있는 아들의 소식을 확인했다고 신고했다.
'2026 통일백서'는 정부기관, 민간단체, 연구기관, 공공도서관 등에 배포된다. 통일부 누리집(www.unikorea.go.kr)에도 전자책과 문서(PDF) 파일로 게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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