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박용진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 “AI·로봇 등 규제 합리화는 미래 혁신의 고속도로 까는 작업” [세계초대석]

경부고속도로·초고속인터넷처럼
훗날 이재명정부 혁신 평가할 것
대통령 관심사… 관료들 변화 촉진

규제를 다른 말로 하면 ‘가이드’
신속하면서도 신중하게 추진해야
로봇 등 신산업은 ‘先적용 後개선’

상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제창
지금의 코스피 전성시대 밑거름
향후 정치인으로서 역할 늘 고민
“경부고속도로와 초고속인터넷 고속도로에 이어서 이재명정부가 규제 합리화 정책을 갖고 30년 뒤를 대비한 혁신의 고속도로를 깔고 있는 것입니다.”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의 박용진 부위원장(총리급)은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 규제 합리화에 공을 들이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AI와 자율주행차 등을 미래 먹거리 기반으로 짚은 박 부위원장은 “20년 뒤에 돌아봤을 때 ‘그때 이재명정부에서 규제 합리화의 고속도로를 깔아서 혁신이 벌어질 수 있었구나, 혁신의 고속도로 깔렸던 거구나’라고 평가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은 “규제의 다른 말은 ‘가이드’”라며 “규제라는 건 없으면 편리한 게 아니라 적절한 것은 있어야 하고, 불합리하거나 낡은 것은 없애야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자율주행, 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가이드가 없어 기업들이 뛰어들기 어려운 만큼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하고 사후에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박 부위원장은 “지금은 대한민국이 선도 국가가 돼서 많은 분야에서 원톱이거나 원톱 경쟁을 하고 있는 중인데, 해당 분야들에는 룰이 없는 상황”이라며 “새롭게 (룰을) 고민·적용해보고, ‘선(先) 적용, 후(後) 가이드·후 규제’를 한다는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가 ‘메가 특구’ 조성에 속도를 내는 배경을 두고선 “미·중 갈등 과정에서 첨단분야에 미국이 일정한 울타리를 쳐놓은 것이 우리한테는 기회인데, 그게 2∼3년을 못 넘어갈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마음도 ‘2∼3년 안에 메가 특구에서 일정한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현재 운영 중인 특구들이 규모가 작고 전국에 분산돼 있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인식 아래 메가 특구를 도입해 신기술 환경에 대응하고, 글로벌 경쟁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한때 ‘비명횡사’(비명계 공천탈락)의 대표 격으로 불리며 친명계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던 그는 “지금은 과거의 불화가 아니라 앞으로의 의리를 형성해 가는 과정이라고 본다”며 “사람들이 ‘(박용진은) 반명(반이재명)이 아니라 뉴명(뉴이재명)’이라고 얘기하는데, 저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제 반명은 잊어달라”고 했다. 인터뷰는 지난 12일 서울 중구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박 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규제 합리화 방향은.

“(규제를) 단순화하자는 의미로 봐야 한다. 규제 정책의 가장 좋은 예는 신호등이다. 빨간색, 초록색, 노란색 3가지 색깔로 모든 자동차와 모든 보행자의 안전을 담보한다. 서고, 가고, 주의하고 이 3가지를 (신호등이) 정확하게 하는 것이다. 규제를 주렁주렁 달아서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색깔 무지개로 신호등이 만들어졌다면 진짜 피곤할 것이다. 단순하고 합리적으로 집행하도록 해야 한다.”

―규제합리화위의 역할은.

“정부 부처가 마련하는 제도의 개선, 유지 혹은 폐지 등 규제 심의를 총괄하는 곳이다. 대통령이 규제합리화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규제 합리화를) 신속하게 합시다. 그러나 신중하게 합시다’라는 말을 세 번인가 했다. (위원회는) 두 개의 요구 조건을 다 맞춰야 한다. 속도는 빨리하되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것으로, 안전 문제와 국민 건강 문제에서는 양보해선 안 된다는 취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무게추는 ‘공격형 축구’에 가 있다. 적극적으로 (규제 합리화를) 추진하겠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실에서 진행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규제라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잘 반영해야 하고, 그렇게 해야 경제도, 사회도 더 원활하게 성장할 수 있다”며 규제 합리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실에서 진행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규제라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잘 반영해야 하고, 그렇게 해야 경제도, 사회도 더 원활하게 성장할 수 있다”며 규제 합리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공직 사회 반응은.

“대통령이 직접 규제합리화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고 하는 것은 관료 사회에 엄청난 신호다. 금융위원회가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 건 처음 봤다. 박용진이 지금 해야 할 건 좋은 의미에서의 ‘호가호위’다. 박용진은 국회에서 깐깐한 의원으로 관료들에게 정평이 나 있는데, 거기에 대통령의 관심과 권한이 더 실리면 제가 집행기구의 장은 아니지만 충분히 국민적 관심사와 규제 합리화 정책을 관철시키는 데 (필요한) 관료들의 태도 변화를 끌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다.”

―생활 속 규제 합리화는.

“법원에서의 개명은 이제 쉽게 허가가 되는데, (개명 후) 금융회사에 개별적으로 본인이 직접 가서 통보를 하고, 서류 접수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한다. 민원이 들어와서 이를 전달했는데, 공무원들도 본인 일이 아니니까 ‘아 그렇군요’ 이러고 있더라. 개명 이후 금융 시스템 서비스 변화 작업을 원스톱으로 하도록 하는 것도 지금 협의 중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곧 진행되게 되면 공개하겠다.”

―남궁범·이병태 부위원장과의 ‘케미’는 어떤가.

“대통령이 원한 건 (부위원장들이) 서로 생각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니까 자기의 관점을 갖고 치열하게 토론하라는 것이었다. 결론 내는 것을 망설이지 말고, 갈등과 토론을 주저하지 말고, 싸우되 헤어지지 말라는 게 (대통령의) 요청 사항이다. 두 부위원장님과 전체회의 때 뵙고 대화를 나눴는데, 곧 설렁탕 회동도 할 예정이다.”

―의원 시절 경제민주화를 강조했다.

“지금의 코스피 7000, 8000시대에 경제민주화가 크게 기여한 것이다. 경제민주화라는 것이 기업을 옥죄는 게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 다수의 이익을 소수가 저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반칙 행위 등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경제민주화가 상법 개정안, 자본시장법 개정안이었던 것이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은 국내 대기업들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해주고, 스타트업들은 유니콘 기업으로 키우고, 유니콘 기업은 대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정부의 정책 의지는 분명하다. 불필요하고 낡은 규제를 없애나가는 규제 합리화 정책도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 모두를 향한 메시지를 냈다.

“기업의 경영 성과로 나타난 초과이윤을 어떤 식으로 셰어(공유)할 거냐는 문제를 갖고 노사 간에 협의하고 합의를 이뤄내는 건 당연한 것이다. 제가 지적한 건 사측에게는 ‘왜 공동·동반 성장이라는 생각을 안 하느냐, 당신들 힘들었을 때 (협력업체 등에) 납품단가를 낮추라고 하고 물량을 줄이게 하면서 고통을 견뎌왔던 것 아니냐. 고통을 분담했을 텐데 잔칫상에는 그들의 몫에 대한 얘기는 없냐’(고 한 것이다.) 노동자들에겐 ‘당신들 혼자 한 것은 아니지 않냐, 하청·협력업체들의 노동자들에게도 그러한 이익이 일부라도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연대 구조, 연대 기금 등에 대한 이야기는 왜 안 해주시냐’고 한 것이다. 6억원 정도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노조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나만 살겠다’고 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노동자들의 연대 정신을 보였더라면 협상 전략적으로도 훨씬 우위를 점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제안한 것이다.”

―이 대통령과의 관계는.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고 본다. 생각이 같으면 손잡고 같이 가는 것이다. 국민들을 위한,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의리를 잘 가져가기 위해 계파도 있고 모임도 있는 것이라고 본다. 저는 대통령과 갈등 구조였던 때도, 경쟁 구조였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대통령이 되셨고, 이 대통령이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같이 일해달라고 했고, 같이 일하고 있는 마당에 국민만 보고 (일을) 하는 거니까 과거의 불화가 아니라 앞으로의 의리를 형성해 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대통령 선거에서 (이 대통령을) 열심히 도왔고, 내란 극복 과정에서 당의 깃발 아래서 열심히 같이 싸웠다. 이런 것을 통해 일정한 의리와 신뢰가 형성돼 가고 있다고 본다. 이 대통령과 같이 일할 수 있게 돼 영광이고, 국민들을 위해서 일할 기회를 주셔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향후 행보는.

“지금 대한민국이 관통하고 있는 이 시기가 매우 중요한 때인데, 대한민국의 일대 도약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일단 중요하다. 정치에서의 다음 스텝을 고민하면서 그것을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지금은 이 일에 집중하고 있다. 성과를 내기 위해 배트를 짧게 잡고 있다. ‘주자를 보내주는 희생 번트도 가능하다’, ‘팀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나는 선수고, 정치인이다. 휘슬 소리가 들리면 여전히 가슴이 뛴다. 내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는 늘 고민하고 있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1971년 전북 장수 출생 ●성균관대 사회학 학사, 동 대학 국정관리대학원 행정학 석사 ●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전 민주당 원내부대표  ●20·21대 국회의원 ●전 국회 운영위·정무위·교육위·정치개혁특별위·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전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간사 ●제20대 대통령선거 민주당 경선 후보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