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알리며 ‘굳건한 한·미 동맹’을 언급한 것은 미·중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소통하는 모습을 부각하며 동맹의 공고함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 정상이 지난해 10월 경주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내용을 충실히 이행키로 한 만큼 이번 통화를 계기로 향후 양국의 통상·안보 협력 논의가 속도를 낼지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올린 글에서 전날 밤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전하며 “한·미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폭넓은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통화는 한국 측 요청으로 성사됐으며, 양 정상은 전날 오후 10시부터 약 30분간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경주 한·미 정상회담 이후 약 7개월 만의 정상 간 직접 소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간 경제·무역 합의, 한반도 및 중동 정세 등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이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협의를 가진 것을 평가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한·미 정상 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필요한 역할과 기여를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급변하는 국제 환경 속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양 정상은 팩트시트가 한·미 동맹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 역사적 합의라는 점을 상기하고, 합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팩트시트에는 관세협상 후속 조치로서 한국의 대미 투자 관련 세부 내용,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에 대한 한국의 권한 확대, 핵추진잠수함 건조 방안 등이 포괄적으로 담겨 있다. 이외에도 현재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쿠팡 문제 등 이해관계가 얽힌 숙제들이 산적해 있어 이날 통화를 계기로 각종 난제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이 이날부터 나흘간 미국을 방문해 팩트시트 후속 협의에 나선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차관은 18∼21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국무부 크리스토퍼 랜도 부장관, 앨리슨 후커 정무차관 등과 면담할 예정이다. 박 차관은 이번 방미 기간 팩트시트 후속 조치와 한·미 현안, 지역 및 글로벌 이슈 등을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이 예정된 후커 정무차관이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북한통’이라는 점에서 한반도 정세 관리와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 등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후커 차관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북·미 정상회담 실무 협상에 깊이 관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방중 기간 기대를 모았던 북·미 간 대화는 성사되지 않았지만, 향후 대화 재개 가능성과 한반도 비핵화 방안 등을 놓고 양국 간 의견 교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