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반도체의 ‘운명’을 건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의 비민주적인 운영 방식으로 인한 노조 내부 갈등은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다.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부문 노조원들은 초기업노조의 일방적인 교섭에 항의해 집단 탈퇴하는 한편 법원에 교섭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삼성전자 주주단체도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주주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반발하는 등 삼성전자 안팎의 이해관계자들까지 가세하며 삼성 사태를 둘러싼 혼란이 커지는 양상이다.
18일 삼성전자 노조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DX부문 일부 직원은 지난 15일 초기업노조를 상대로 한 ‘2026년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소송을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했다. 현재 교섭권을 가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중심 초기업노조가 민주적인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교섭요구안을 만들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초기업노조가 총회 의결 없이 일주일간의 ‘네이버 폼 설문조사’만으로 교섭요구안을 일방 결정하고, 초기업 노조가 설립 후 3년간 대의원회를 단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을 포함해 많은 DX부문 조합원이 성과급 투쟁을 주도하는 초기업노조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초기업노조가 반도체 부문의 이익에만 편중된 교섭을 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3월 1만4553명이던 초기업노조 내 DX부문 조합원도 탈퇴가 줄을 이으며 현재 6000명 넘게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단체도 파업 저지에 나섰다. 삼성전자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예탁결제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체협약에 15% 성과급을 명문화하라는 것은 단순한 임금 협상의 범위를 넘어 주주의 재산권과 직결되는 근본적 사안”이라며 “영업이익에 기계적으로 연동된 성과급 일률 지급 방식은 상법상 자본충실의 원칙 및 배당 법리와 충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근로자 보상 재원과 산정 방식은 회사 재무 건전성과 모든 주주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합리적 틀 안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일률 지급에 대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고, 필요한 모든 적법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률 지급에 대한 문제 제기는 “회사의 장기 가치와 모든 주주의 정당한 권리를 지키려는 것”이라며 “근로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처우 개선에는 찬성한다”고 덧붙였다. 주주운동본부는 21일 총파업 기점에 맞춰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ACT)를 통해 삼성전자 주주 및 전국적 소송인단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