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이 인공지능(AI) 시대 인간 존엄성 보호를 위한 첫 회칙을 직접 발표한다. 이번 발표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갈등을 빚는 앤트로픽의 공동 창업자가 참석한다.
교황청은 레오 14세가 오는 25일(현지시간) AI를 주제로 한 첫 번째 회칙 ‘마니피카 후마니타스’(Magnifica Humanitas·위대한 인간성)를 공표한다고 18일 밝혔다.
새 회칙은 AI 기술을 중심으로 노동과 정의, 평화 문제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 첨단 기술의 대리전으로 여겨지는 전쟁에 대한 비판도 담길 수 있다.
회칙은 교황이 전 세계 가톨릭 신자와 주교들에게 전하는 최고 권위의 사목 교서다. 다른 교황 문헌인 교황 교서, 권고, 담화, 연설, 강론 등과 비교해 가장 구속력이 강하다.
교황은 지난 15일 이 회칙에 서명했다. 레오 13세의 회칙 ‘레룸 노바룸’이 공표된 지 135주년이 되는 날이다. 레룸 노바룸은 산업혁명 시기 노동자의 권리와 자본주의의 한계 등을 다뤘다.
레오 14세는 교황청 시노드 강당에서 새 회칙을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교황이 직접 회칙을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외신의 반응이다.
이번 발표 행사에는 크리스토퍼 올라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도 참석한다. 포브스 등에 따르면 구글의 딥 러닝 AI 연구팀인 ‘구글 브레인’, 오픈AI에서 일한 올라는 2021년 오픈AI 출신 연구원 6명과 함께 앤트로픽을 공동 창업했다. 그는 현재 앤트로픽에서 AI의 내부 작동 원리를 규명하는 ‘해석 가능성’ 분야의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그의 연구가 AI의 안전한 통제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교황의 AI 회칙과 같은 방향성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앤트로픽은 AI 기술을 감시나 무기 개발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해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앤트로픽을 ‘국가안보에 대한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했고 앤트로픽은 이에 반발해 소송을 낸 상태다.
사제 훈련을 받기 전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교황은 AI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즉위한 뒤에도 전쟁이나 무기 개발에 AI 기술이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꾸준히 경고의 목소리를 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