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충남도지사 선거전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격돌 이슈로 부상했다.
TV토론장에서 시작된 공방이 기자회견과 성명전으로 이어지며 ‘충남판 통합전쟁’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겉으로는 “누가 말을 바꿨느냐”, “누가 진짜 설계자냐”를 둘러싼 정치 공방처럼 보이지만 한 겹 벗겨보면 결국 핵심은 ‘돈과 권한’이다. 통합 자체보다 통합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를 둘러싼 충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불씨는 18일 있었던 KBS 충남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시작됐다.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를 향해 “몇 달 전까지 졸속 통합이라 비판하던 사람이 갑자기 적임자를 자처하고 있다”며 입장 변화 문제를 정조준했다.
이에 박 후보는 “행정통합은 무산된 것이 아니라 중단된 것”이라며 “정부의 재정지원과 자치권 보장 등 조건 자체가 달라졌다”고 맞받았다.
토론 직후 공방은 장외로 번졌다.
박 후보 캠프 최재용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은 다음날인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가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행정통합 문제와 관련해 “박 후보가 말을 바꾼 것이 아니라 통합 조건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라며 “정부가 4년간 최대 20조원의 재정지원과 자치권 보장 등을 제시했는데도 김 후보가 절호의 기회를 걷어찼다”고 비판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초기 예산 문제와 농촌 AI 활용, 순세계잉여금 적자 논란 등도 함께 꺼내며 김 후보 발언을 전방위로 반박했다.
이에 김 후보 캠프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정책적 무지와 말 바꾸기를 감추기 위한 꼼수”라고 맞섰다.
김 후보 측은 “박 후보가 김 후보 재임 시절 1년 반 동안 숙의를 거쳐 추진한 통합안은 반대하다가 대통령 발언 이후 입장을 바꿨다”며 “설계자를 자처하는 조변석개식 행보”라고 날을 세웠다. 또 광주·전남 통합 초기 비용 573억원 미반영과 GRDP 통계 오류 등을 거론하며 역공에 나섰다.
정리하면 양측 주장은 정반대다.
박 후보 측은 “조건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과거와 달리 정부가 재정지원과 권한 이양이라는 실질적 카드를 내놨다는 것이다.
반면 김 후보 측은 “조건이 아니라 정치적 입장이 바뀐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신이 추진할 때는 졸속이라며 반대하던 박 후보가 정권 환경 변화 이후 태도를 바꿨다는 논리다.
하지만 충남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공방의 본질이 단순한 ‘말 바꾸기’ 여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김 후보는 그동안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과정에서 재정과 권한 없는 통합은 “앙꼬 없는 찐빵”, “빈껍데기 통합”이라고 수차례 강조해왔다. 국세·지방세 구조 개편과 특별지방행정기관 이양, 특별법상 재정 특례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가 ‘핫바지론’까지 꺼내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행정구역만 합쳐 놓고 실질 권한을 확보하지 못하면 중앙정부에 종속된 또 다른 광역단체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다.
반면 박 후보는 행정통합을 AI 산업과 교통·의료 인프라, 공공기관 유치 등 충남의 미래 성장 전략과 연결해 접근한다. 통합 동력을 유지하면서 정부 지원과 권한 이양을 함께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흥미로운 점은 두 후보 모두 행정통합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김 후보는 “먼저 권한과 돈부터 가져와야 한다”고 말하고, 박 후보는 “통합 동력을 유지하며 조건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권자인 도민들은 “누가 먼저 추진했느냐”보다 “누가 실제 더 많은 돈과 권한을 가져와 대전·충남 통합을 완성하느냐”가 행정통합 논쟁의 결론이어야한다는 목소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