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안보는 기업의 수주 전략까지 바꿔놨다. 천연가스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액화해 운송한 뒤 다시 저장·공급하는 능력이 국가와 기업 경쟁력의 한 축으로 떠올랐다.
19일 국가에너지통계종합정보시스템(KESIS)과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2025년 국내 LNG 수입량은 약 4669만톤이었다. 주요 도입선은 호주 31.4%, 말레이시아 16.1%, 카타르 14.9%, 미국 9.4% 순이었다. LNG가 국내 에너지 수급에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관련 플랜트와 저장 인프라를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대우건설은 LNG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가스 처리시설부터 액화플랜트, 저장탱크, 기화설비까지 경험을 쌓으며 단순 시공사를 넘어 에너지 EPC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모습이다.
LNG는 천연가스를 정제한 뒤 영하 162도 안팎에서 액화한 연료다. 부피가 기체 상태의 약 600분의 1로 줄어 장거리 해상 운송이 가능하다. 석탄·석유보다 연소 과정의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적어 탄소중립 전환 과정의 ‘가교 에너지’로도 활용된다.
LNG 산업은 가스전 탐사·생산을 맡는 업스트림, 액화·운송·저장·기화를 담당하는 미드스트림, 발전·공급 등 최종 소비 단계인 다운스트림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액화플랜트는 극저온 공정 제어와 고난도 엔지니어링이 필요한 분야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 LNG Train 7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건설사 최초로 LNG 액화플랜트 EPC 원청사 중 하나로 참여했다. 사이펨, 치요다와 조인트벤처를 구성해 사업을 수행 중이다. 국내 건설사가 저장·인수기지 중심의 경험을 넘어 LNG 생산국 발주 시장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우건설의 LNG 경쟁력은 나이지리아에서 쌓은 장기 경험과 맞닿아 있다. 회사는 나이지리아 LNG Train 1·2·3·5·6호기 시공에 참여했고, 현재 Train 7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다.
알제리 CAFC, 나이지리아 Gbaran Ubie 등 중앙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도 수행했다. 설계·구매·시공을 아우르는 경험을 통해 가스 처리시설과 액화설비, 저장시설까지 연결되는 포트폴리오를 갖춘 셈이다.
국내 인프라 실적도 기반이 됐다. 대우건설은 통영, 인천, 평택 LNG 생산기지 등 국내 LNG 생산 플랜트와 저장탱크 분야에서 다수의 시공 경험을 확보했다. 울산 북항 LNG 터미널 1·2·3단계 사업도 EPC 방식으로 수행했다.
대우건설은 동아프리카의 주요 LNG 거점인 모잠비크에서도 사업 기회를 넓히고 있다. 모잠비크는 대규모 해상 가스전 발견 이후 글로벌 LNG 공급망의 신흥 거점으로 주목받는 국가다.
대우건설은 모잠비크 LNG Area 1 프로젝트에 참여해 핵심 공정 시공을 맡았다. 회사는 향후 모잠비크를 비롯해 파푸아뉴기니, 오만 등으로 LNG 플랜트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대우건설이 밝힌 LNG 액화플랜트 시공 실적은 총 11기다. 나이지리아, 알제리, 파푸아뉴기니, 인도네시아, 러시아 등에서 수행 경험을 쌓았다. 극저온 공정, 복합 배관, 회전기기 시공 등 정밀도가 요구되는 분야에서 현장 대응력을 축적해온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LNG 시장은 단순 발전용 연료를 넘어 국가 에너지 안보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까지 연결되면서 중장기 인프라 투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액화플랜트와 저장·기화설비를 함께 수행한 경험을 가진 기업들이 글로벌 발주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