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호프’ 두고 싸우는 칸…‘최고의 액션’ vs ‘지루한 쓰레기’ [2026 칸 라이브]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역대 최고’ vs ‘지루한 쓰레기’…칸 뒤집은 나홍진의 ‘호프’
英 가디언 5점 만점에 4점 호평…NYT는 “잡탕 쓰레기” 직격

지금 칸에서는 어디를 가나 영화 ‘호프’ 이야기다. 19일(현지시간) 오전 제79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 3층 프레스룸. 노트북을 펴고 앉자 옆자리 프랑스 기자가 내 프레스배지의 국적(Coreé du Sud)을 확인하더니 말을 건넸다. “‘호프’, 너는 어떻게 봤니?” 

 

17일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영화가 처음 공개된 지 약 36시간이 흘렀지만, 그 여파는 여전히 영화제를 뒤덮고 있다. 올해 출품작 중 그 어떤 영화도 ‘호프’만큼 극단적 반응을 끌어낸 작품은 없었다. 

 

칸 영화제는 전 세계 영화인과 신작들이 집결하는 자리다. 약 1만5000명의 업계 관계자가 모여 계약을 맺는 거대한 필름 마켓이자, 내년 3월 열릴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 레이스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수많은 영화의 ‘첫 인상’을 결정짓는 무대라는 점에서, ‘호프’가 만들어낸 압도적 화제성 자체만으로 성공을 거둔 셈이다. 

 

영화가 이처럼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 선 건 평론가들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피터 브래드쇼는 이 영화에 별점 5점 만점에 4점을 주며 “멈추지 않는 광란의 외계인 전투는 최고 수준의 오락”이라며 “세계의 K열풍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 최고 수준의 오락성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영화 ‘호프’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호프’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면 뉴욕타임스의 카일 뷰캐넌은 “그 정도 수준의 작품을 만들면 안 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정신을 마비시키는 잡탕 쓰레기(stultifying slop)”이라고 혹평했다. 그는 “캐릭터성은 빈약하고 액션은 넘쳐난다”며 “모션 캡처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괴물은 이제껏 본 중 가장 지독하게 생겼다”고도 했다. 유명 평론가 피터 하월 역시 “올해 칸 최대의 미스터리는 이런 조잡한 CGI와 허술한 플롯 덩어리가 어떻게 황금종려상 경쟁 부문에 들어왔느냐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극찬도 이어졌다. 미국 연예매체 더랩은 “‘호프’는 역대 최고의 액션 영화 가운데 하나”라며 “군더더기 없고 사나운 액션 스릴 라이드”라고 표현했다. 할리우드 리포터 역시 “현란한 카메라 워크와 심장을 뛰게 하는 음악, 숨 돌릴 틈 없는 속도감, 또렷하게 구축된 인물들로 단숨에 관객을 끌어당긴다”고 전했다.

 

반대로 영화 전문 매체 인디와이어의 수석평론가 데이비드 얼릭은 영화에 D+ 평점을 부여하며 “나홍진의 블록버스터 괴수 영화는 형편없는 각본과 ‘미이라 2’ 이후 최악 수준의 CGI 때문에 무너진다”고 일갈했다.

 

전 세계 주요 매체 평론가들의 평점을 종합하는 스크린 인터내셔널 데일리의 평균 평점은 2.8점. 이날까지 평점을 받은 경쟁작 13편 가운데 공동 3위다. 파베우 파블리코프스키 감독의 ‘파더랜드’(3.3)가 가장 높았고,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갑자기 병세가 악화되다’가 뒤를 이었다. 제임스 그레이의 ‘페이퍼 타이거’는 ‘호프’와 같은 2.8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