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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비하’ 스타벅스 후폭풍…정용진 사과에도 광주 사업 불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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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광주 지역 사업에 수조원
악화한 지역 민심에 사업으로 불똥 튈까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스타벅스 ‘탱크 데이’ 이벤트 논란 사과에도 지역 민심의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자, 신세계그룹의 광주 지역 대형 투자 사업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광주 서구 광천동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국민주권사수광주전남민주시민연대 관계자들이 신세계그룹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광주 서구 광천동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국민주권사수광주전남민주시민연대 관계자들이 신세계그룹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주권사수광주전남민주시민연대 관계자들은 20일 오전 광주 서구 광천동 광주신세계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며 신세계그룹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광주에서 돈을 버는 신세계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조롱 논란을 강하게 비난하며, 정 회장의 사퇴와 스타벅스 불매운동을 요구했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이벤트 진행 과정에서 ‘탱크 데이’, ‘책상에 탁’ 문구 등을 사용해 거센 반발을 샀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 표현이 5·18 민주화운동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비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치권의 압박이 이어지며 불매 여론은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민주당 선거운동 관련 인원이나 후보자들의 스타벅스 방문이 국민에게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출입 자제가 국민 정서에 맞는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정 회장은 즉각 후속 조치에 나섰다. 정 회장은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담당 임원을 전격 해임하고 광주 시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는 부정적 여론이 지역 내에서 더 번지지 않도록 차단하기 위한 긴급 처방이다.

 

지난 19일 서울 시내의 스타벅스 매장. 뉴스1
지난 19일 서울 시내의 스타벅스 매장. 뉴스1

 

정 회장의 초강수는 신세계그룹이 광주 지역에서 추진 중인 대형 투자 사업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광주에서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과 어등산관광단지 스타필드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역 민심과 기업 이미지가 대규모 사업 성패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한 대응이라는 반응이다.

 

광주와 전남의 통합으로 커진 시장 규모가 대응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역 민심의 외면은 투자와 경영 전반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면서다. 광주에 수조원을 쏟아부으며 공을 들이는 신세계그룹으로서는 5·18 논란이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광주신세계는 과거 지역 민심에 밀려 대형 프로젝트가 수포로 돌아간 뼈아픈 역사가 있다. 2015년과 2017년에도 특급호텔을 포함한 대규모 쇼핑 시설 건립을 추진했으나 소상공인과 시민단체의 거센 반대에 막혀 무산됐다. 신세계가 지역 민심의 향방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신세계그룹의 프로젝트 규모는 그룹 차원 사활이 걸렸을 만큼 막대하다.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은 총사업비만 3조원에 달하는 대형 개발 프로젝트다. 신세계프라퍼티가 주도하는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 사업도 1조300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체류형 복합단지 프로젝트다.

 

스타벅스 비난 여론이 지역 내 신세계 투자 사업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광주시는 협약을 체결한 만큼 사업 중단은 없다는 방침이다. 광주신세계도 스타벅스 논란과 광주 개발 사업의 직접적인 연결은 무리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계열인 스타벅스와 신세계의 사업인 광천터미널 복합화는 엄연히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광주시와 광주신세계는 기존 협약대로 대형 프로젝트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