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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접근 드론 힘없이 추락… 조종사 검거까지 단 10분!

새울원전 드론 방호훈련 가보니

관측정보 뜨자 현장대응팀 출동
상황실선 기종·조종사 위치 파악
전파교란장치 사용 등 일사불란
원안위, 원전 방호망 강화 역점
“초소 전방 미상 물체 탑재 드론 관측.”

“오늘 비행 승인된 드론 없습니다. 미식별 드론입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원자력발전소에서 불법 드론 침투 시 대응하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원자력발전소에서 불법 드론 침투 시 대응하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지난 19일 울산 울주군 새울원전 원전본부 상황실. 드론 테러 상황을 가정한 방호 훈련이 시작되자 요원들의 무전이 일제히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이후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멀리 점처럼 작게 보이는 드론이 포착되자 현장 대응팀 출격 명령이 내려졌다. 동시에 상황실 모니터에는 드론의 기종과 위치, 고유번호(ID)가 표시됐다. 원전에 설치된 RF 스캐너를 통해 감지된 드론 조종자의 위치도 바로 나타났다. 훈련용 드론이 원전 근처 울타리에 근접하자 ‘재머(전파교란장치) 방사 지시’가 떨어졌다. 재머에 의해 전파 방해를 받은 드론은 힘없이 추락했다. 드론이 떨어진 장소에서 화재 진압팀과 화학 물질 분석팀이 출동, 현장을 정리했다. 이어 원전에서 출동한 대응팀이 드론 조종자로 추정되는 인원을 원전 인근 해안도로에서 검거하자 상황은 끝이 났다. 일사불란한 분위기 속에서 모든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 10분에 불과했다.

원안위는 이날 울산 울주군 새울원전에서 출입기자단 현장 간담회를 열고 원전 물리적 방호 체계를 공개했다. 취재진에게 시연한 드론 방호 훈련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진행한 새울원전의 물리적 방호 전체훈련 중 하나다. 원안위는 2020년부터 드론 침투와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훈련을 정기적으로 한다. 드론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에 주요 기반시설을 위협할 수 있어 원전 방호망의 새로운 변수로 꼽힌다.

원안위 관계자는 새울원전 현장에서 RF 스캐너와 총처럼 생긴 휴대용 재머를 보여주며 “드론 대응 훈련은 2020년 시작했고, 재머와 RF 스캐너는 이미 모든 원전에 도입된 상태”라며 “드론 위협이 증가하는 추세에 대비해 국내 원전에 레이더와 카메라를 추가로 도입하도록 하면서 대응 능력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안위는 드론 방호뿐 아니라 원전의 물리적 방호를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핵물질과 원자력시설이 결집한 원전을 테러 목표로 삼는 사건이 늘어난 탓이다. 실제로 지난 17일(현지시간) 드론 공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단지에 화재가 나기도 했다.

급증하는 위협에 맞서 원안위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한다. 일례로 훈련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원전사업자에게 드론 침투 경로 등을 사전에 알려주지 않는다. 자체 훈련뿐만 아니라 주요 기관과의 협업에도 힘을 기울인다. 관계부처, 원자력사업자와 함께 ‘원자력시설 주변 불법드론 대응 범정부 전담팀(TF)’을 운영해 공중위협에 대응 공조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새로 짓는 원전에는 더욱 엄격한 안전 규정을 적용한다. 현재 공사 중인 새울 4호기의 경우 항공기 충돌 평가를 반영해 외벽 두께를 기존 원전보다 15㎝ 두껍게 137㎝로 키웠다. 철근 물량은 신한울 1·2호기와 비교해 36% 늘렸다. 또 공극(틈)을 방지하기 위해 내시경 카메라를 통해 콘크리트 충진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도록 했고, 열화상 카메라도 도입했다.

최원호 원안위 위원장은 “최근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가 매우 중요해진 시점에서 드론 등 물리적 공격에 대한 대응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 차원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실효성 있는 훈련을 통해 원전이 새로운 위협에도 효과적인 방호체계를 갖추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