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1030억’ 최고가 구매자 “돈으로만 환산 안 돼” [세계는 지금]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5년 전 비플의 ‘매일…’ 낙찰받아
메타버스 가상도시 전시 등 활용
“모든 걸 금융화하려는 게 문제”

“(제가 산 작품을) 팔 생각은 절대 없습니다. 대신 한 세대 후에 어떻게 될지 지켜보고 싶어요. 이 NFT(대체불가능토큰)는 나름의 가치를 지니겠지만, 돈으로 환산하려 들면 그 가치는 사라질 거에요.”

단일 NFT 작품 중 최고가액 거래 기록을 세웠던 ‘매일: 첫 5000일’의 구매자 비그네시 순다레산(사진)은 5년 뒤 ‘해당 작품의 지금 가치가 얼마나 되겠는가’라는 질문에 “가치를 알아낼 생각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CNN방송의 인터뷰에 따르면 인도 출신 가상화폐 투자자 순다레산은 2021년 3월 6930만달러(약 1030억원)를 주고 이 작품의 NFT를 구매했다. 미국 출신의 그래픽 디자이너 ‘비플’이 가상 그림 5000점을 모아 만든 JPEG 이미지다. 당시 NFT 거래 중 최고가 기록이다. 같은 해 12월 9180만달러로 최고 판매가 기록을 경신한 ‘더 머지’는 여러 구매자의 매입액을 합산한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매일’은 여전히 가장 비싼 단일 작품의 NFT다.

‘메타코반’이라는 아이디로도 알려져 있던 순다레산은 2012년 비트코인을 접하고 다양한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부를 쌓았다. 2021년 영국 경매 업체 크리스티스의 온라인 경매에 올라온 ‘매일’을 낙찰받으며 이목이 집중됐다. 당시 낙찰을 지켜보는 순간 경매 사이트에는 2200만명의 방문자가 몰리기도 했다. 경매 직후 순다레산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인터넷 시대의 디지털 소유권, 출처 그리고 예술적 노동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바꾸는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순다레산은 흥밋거리로만 작품을 구매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낙찰 직후부터 해당 작품을 ‘메타버스’에 어떻게 전시할지 구상하며 건축가와 논의해 왔다고 했다. 구매 후에는 미국 뉴욕과 메타버스 내 가상 도시에 해당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13층 높이로 보이는 가상의 감상 공간을 만들고,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이용해 마치 건물 유리창 청소용 발판을 오르내리는 것처럼 작품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꾸몄다.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고, 친구들에게만 감상을 허락했다.

다만 그의 초기 구상과는 다르게 작품이 이용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순다레산은 작품을 분할한 뒤 토큰을 재판매해 투자금의 50%까지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낙찰 직후 쏟아지는 관심과 대중의 비판 어린 시선 때문에 몇 주 만에 이 아이디어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NFT 시장 침체에 대해 순다레산은 소유권을 표기하는 NFT 본연의 역할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NFT 붐의 문제는 모든 것을 금융화하려 했다는 점”이라며 “디지털 아트를 창작하거나 수집하는 사람이라면 NFT 발행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