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의 막이 오른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과거 경기지사 시절 도정 참모들이 잇따라 시험대에 올랐다. 이들의 정치 확장성에 이목이 쏠리면서, 경기지역 지자체장 선거판을 관통하는 가장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로 부상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최원용 평택시장 후보와 이 대통령의 경기지사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낸 정순욱 의왕시장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선출직 시장에 도전한다.
이재명 도정에서 ‘실력’으로 발탁돼 굵직한 성과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듣지만, 본선 레이스를 시작하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역 정가에선 이들이 직업 공무원으로서 쌓아온 전문성과 이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토대로 국민의힘 후보들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 ‘이재명의 기조실장’ 최원용…‘실행력’으로 굳히기
선거운동 첫날 두 후보의 캠프 분위기는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방고시 출신으로 30여년간 공직 현장을 지킨 최 후보는 본선 승리에 가까이 다가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 후보는 도청에 몸담던 시절, 이재명표 대표 브랜드 정책인 ‘도민 재난기본소득’의 설계와 집행을 총괄했다. 당시 도의회와 극심한 갈등 속에서도 도 산하기관의 북부 이전을 잡음 없이 원만하게 조율하며 ‘해결사’의 면모를 각인했다.
최 후보의 프리미엄은 고향인 평택에 대한 전문성에 있다. 과거 평택개발지원단장으로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유치와 고덕국제신도시 조성에 일조했고, 평택시 부시장과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을 거치며 지역 현안들을 조율해 왔다.
최근 경기일보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실시한 평택시장 후보 여론조사 결과, 최 후보는 55.8%의 지지율을 기록해 23.9%에 그친 국민의힘 차화열 후보를 오차범위(±4.4%포인트) 밖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누리집 참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오전 평택시청 광장 앞은 최 후보의 출정식 열기로 가득 찼다. 파란색 점퍼를 입은 지지자들과 김현정 국회의원(평택병), 도·시의원 후보들이 집결해 “민주당의 원팀 승리”를 연호했다.
최 후보는 연설대에 올라 ‘실행’의 가치를 전면에 내걸었다. 그는 “저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주저 없이 실행””이라며 “행정은 말이 아니라 실행이며, 지역 발전은 구호가 아니라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여주기식 정치인이 아니라 30년 행정 현장에서 갈고닦은 추진력으로 평택의 미래 30년을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최 후보는 산업의 성공이 시민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며 KTX 경기남부역사 추진, GTX-A·C 노선 평택지제역 연장 및 미래형 복합환승센터 조성을 통한 ‘평택 30분 생활권’을 약속했다.
아울러 시장 직속 통합민원실 신설과 시청 간부회의 실시간 생중계를 약속했다.
◆ ‘이재명의 마지막 비서실장’ 정순욱…‘접전’ 속 정면돌파
말단 공무원으로 시작해 34년간 광명시 부시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정 후보는 징검다리 4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김성제 현 의왕시장과 만나 오차범위 안팎의 ‘백중세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로 일하던 시절 두 번째 비서실장을 맡아 핵심 참모로 일했다. 2년6개월간 비서실장을 지내며 도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했다.
기획력과 소통 능력도 인정받아 도정 안착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계곡 불법시설 정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경기지역화폐 정착 등 이재명 도정의 굵직한 민생 성과 뒤에서 갈등조정자로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정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의왕시는 전통적으로 여야 표심이 팽팽하게 맞서는 지역이다. 상대가 인지도가 높은 현직 시장인 만큼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선거 초반 정가에선 정 후보가 고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으나, 민주당의 견고한 정당 지지세를 결집하고 이재명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빠르게 격차를 좁히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안양판교로에서 열린 정 후보의 선대위 발대식에는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를 비롯해 이학영 국회부의장, 강득구 최고위원, 김승원 경기도당 위원장, 이소영 경기도 총괄선대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와 현역 의원들이 대거 출동해 ‘미니 의원총회’를 방불케 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진 의원은 “신도시, 대형병원, 광역교통망 등 의왕의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국회의원과 찰떡궁합을 이룰 깨끗한 행정전문가 정순욱이 반드시 당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공식 선거운동 첫날 자정, 의왕 차고지에서 터진 ‘경기 대전환’
민주당 경기도당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21일 자정, 첫 유세 행선지로 의왕시 월암공영차고지를 선택하며 정 후보에 힘을 실었다. 격전지인 의왕을 반드시 사수해 경기남부 승리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당 지도부의 전략적 판단이 깔린 행보로 풀이된다.
세차게 비가 내리는 가운데 추 후보와 정 후보, 이 선대위원장 등은 파란색 점퍼를 입고 차고지에서 대기했다. 자정을 조금 넘어 서울 양재와 의왕을 오가는 3900번 광역버스가 운행을 마치고 차고지로 들어서자, 추 후보와 정 후보는 버스에서 내리는 기사에게 직접 우산을 씌워주며 “비도 오는데 도민들의 발이 되어주셔서 정말 수고 많으셨다”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건넸다.
추 후보는 마이크를 잡고 “기사님이 공식 선거운동 기간 자정을 넘어 처음 만나는 소중한 경기도민”이라며 정 후보와의 강력한 연대를 공언했다.
그는 “매일 130만명의 도민이 출퇴근에 시달리고 있고 왕복 2시간이 넘는 시간을 길 위에서 버리며 삶의 질과 도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국정과 도정의 매커니즘을 꿰뚫고 있는 행정전문가 정 후보와 함께 의왕의 막힌 교통 대동맥을 시원하게 뚫어 ‘수도권 교통의 심장’으로 만들고 교통혁명을 통한 경기 대전환을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체 없는 GTX-C 노선 착공, 수도권 원(One) 패스 도입, 청소년 무상 교통 지원 확대를 공약하며 의왕시장 선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 후보 역시 “이재명 대통령의 행정 철학을 의왕에서 완성하겠다”며 “GTX 의왕역 확정, 초평 3기 신도시 조성 등 대전환기를 맞이한 의왕에 지금 필요한 것은 검증된 청렴함과 추진력을 갖춘 진짜 행정가”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우세를 굳히려는 최 후보와 우위를 점하려 사력을 다하는 정 후보가 유권자들의 표심을 어떻게 파고들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