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1일 대장주 삼성전자의 파업 리스크 완화와 뉴욕 증시 훈풍에 힘입어 8% 넘게 급등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더불어 국내 증시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치솟으며 지수를 강하게 끌어올렸다.
◆삼전 8%·닉스 11% 급등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06.64포인트(8.42%) 오른 7815.59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277.42포인트(3.85%) 오른 7486.37로 개장한 뒤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오전 9시24분쯤엔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장 초반부터 강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장보다 49.90포인트(4.73%) 급등한 1105.97로 거래를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동반 매도에 나섰으나 약 2조9010억원어치를 사들인 기관의 대규모 매수세가 지수를 상승세로 이끌었다. 개인은 2조6760억원, 외국인은 2210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최근 하락 국면에서 지수를 떠받치던 개인은 장 초반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다 주가가 뛰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지수가 이날 급반등한 것은 전날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생산 차질 우려를 덜어낸 영향이 컸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 완화로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엔비디아의 호실적 발표가 맞물리며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8.51%, 11.17% 급등하며 랠리를 주도했다. SK스퀘어(14.58%)와 현대차(12.50%), 삼성전기(13.48%), 삼성생명(13.78%) 등 대형주와 삼성그룹주 전반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1만1000피’ 전망도 나왔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목표치 상향이 잇따르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전날 낸 보고서에서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7500∼8000에서 1만∼1만1000으로 대폭 올려 잡았다. 현대차증권이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9750으로 제시하면서 강세장 시나리오에서 최대 1만2000이 될 수 있겠다고 전망한 바 있지만 목표치 범위를 1만1000까지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 실적과 자본 효율성(ROE)이 주도하는 상승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인공지능(AI) 인프라 부문이 향후 수년간 실적 성장을 견인할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상장 기업들이 주주 환원을 확대하고 밸류업 정책 효과가 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수출 급증세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8% 증가한 52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5월 중순 기준 역대 최대치다. 종전 최고치는 2022년 386억달러였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지난해보다 하루 많은 13.5일이었는데, 이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39억달러) 증가율은 52.6%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202.1% 급증해 220억달러를 기록했다. 1∼20일 기준 역대 최대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41.7%로 1년 전보다 19.0%포인트 상승했다. 컴퓨터 주변기기 역시 305.5% 뛰었고, 석유제품(46.3%), 철강제품(14.3%) 등 다른 주요품목의 수출액도 늘었다. 반면 승용차(-10.1%)는 감소했다.
수입액은 416억달러로 29.3%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원유(26.4%), 반도체(55.5%), 반도체 제조장비(116.2%), 기계류(11.9%), 석유제품(58.6%) 등에서 늘었다. 특히 에너지(원유·가스·석탄) 수입액은 23.9% 늘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원유 수입액은 1∼20일 기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40억달러대 수준을 유지하다 이달 들어 60억달러를 넘었다. 수출이 수입을 웃돌면서 무역수지는 110억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