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재보궐선거는 전국 14개 지역에서 치러져 ‘미니 총선’으로 불린다. 각 진영의 ‘잠룡’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지며 13일간의 유세 혈전의 막이 오른 가운데 후보들의 첫 일정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인에게 ‘시간·장소·경우(TPO)’는 단순 동선이 아닌, 핵심 전략과 메시지가 압축적으로 담긴 행보로 풀이된다.
치열한 3파전이 펼쳐진 부산 북갑에서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국민의힘 박민식,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한자리에 모여 배식 봉사에 나섰다. 어르신과 자원봉사자들로 북적이는 북구 남산정종합사회복지관 콩국수 나눔 행사장에는 세 후보 사이의 묘한 긴장감도 감돌았다. 특히 보수 진영 단일화가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박 후보와 한 후보는 하 후보를 사이에 둔 채 거리를 두고 자리를 잡았다.
배식 봉사 후 기자들과 만난 박 후보는 한 후보와의 단일화론에 대해 “북구 주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한 후보는 보수 진영에 끼친 씻을 수 없는 상처에 대해 사과하라”고 했다. 한 후보 역시 “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에 대해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는 정치로는 절대 보수가 정권을 잡을 수 없다”고 맞섰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에 열린 출정식에서 “단일화는 결단코 없다”며 삭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민주당 하 후보는 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 구포대교사거리에서 출정식을 열고 “북구의 큰 그림이 새로 그려지고 있다. 이재명·전재수·하정우의 맹활약을 지켜봐 달라”며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운 표심 공략에 나섰다.
이번 선거의 또 다른 최대 격전지인 경기 평택을에서도 3파전 구도가 본격화됐다. 민주당 김용남, 국민의힘 유의동,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는 모두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평택의 지역 숙원사업 해결을 전면에 내세우며 ‘일꾼론’ 경쟁을 벌였다.
김 후보는 이날 0시 평택항을 찾아 새벽 현장 노동자들과 만나 “평택항의 가치를 극대화해 미래성장 동력을 키우고, 그 성과가 시민 삶의 변화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시각 유 후보는 1호선 서정리역에서 막차 타고 돌아오는 시민들과 만나 “고덕과 평택의 교통 지도를 반드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는 오전 7시 청북 동연교차로 출근길 인사에 이어 평택시 해창리 KTX 경기남부역 부지를 찾아 “교통 혁신은 ‘대평택’ 도약을 위한 가장 강력한 엔진이 될 것”이라고 외쳤다.
여당 거물급 주자들의 출격에 맞춰 대규모 합동 출정식도 눈길을 끌었다. 경기 하남시 덕풍시장에서 열린 이광재 하남갑 후보의 출정식에는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를 포함해 여당 의원 총 46명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 후보는 “검단산에 잠든 유길준 선생과 정주영 회장처럼, 세계에서 미래를 가장 먼저 만나는 도시를 위해 땀 흘린 정치인 이광재로 기억되겠다”고 강조했다. 인천 연수갑에 출마한 송영길 후보의 청학사거리 출정식에도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를 비롯해 인천 지역 의원들이 총출동했다. 송 후보는 “이재명 정권의 성공을 뒷받침하며 완벽한 원팀으로 일할 수 있다”며 “지금이 연수구 발전을 위한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