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는 대표적인 만성 신경계 질환이다. 현재 의학으로는 완치가 어렵고, 대부분의 환자는 먼저 약물치료로 떨림이나 경직 등을 조절한다.
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약물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이 짧아지고, 더 많은 약물과 높은 용량이 필요해진다. 이 과정에서 이상운동증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 환자의 일상생활은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질환 자체보다 약물 부작용과 생활 제약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약물치료만으로 증상 조절이 어려워졌다면 신경외과적 치료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가 ‘뇌심부 자극술’이다.
22일 한림대춘천성심병원에 따르면 뇌심부 자극술(DBS·Deep Brain Stimulation)은 중증 파킨슨병 환자에게 시행되는 대표적인 수술적 치료다. 뇌의 특정 부위에 전극을 삽입한 뒤 미세한 전기 자극을 전달해 비정상적인 신경 신호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이 치료가 파킨슨병을 완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떨림, 경직, 움직임 둔화 등 주요 증상을 완화하고 약물 용량이나 복용 횟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약물에 반응은 있지만 효과 지속 시간이 짧아지거나, 이상운동증 등 부작용이 나타나는 환자에게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뇌심부 자극술의 의미는 단순히 증상 점수를 낮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거동이 어려웠던 환자가 수술 후 스스로 걷거나, 가족과 식사하고 외출하는 등 일상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 효과가 삶의 활력과 자립성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뇌 수술이라는 말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도 많지만, 실제로는 정밀한 계획 아래 시행되는 치료다. 최소 절개로 전극을 삽입하고, 이후 자극 강도와 위치를 조정해 환자 상태에 맞게 치료 효과를 높인다. 약물 효과가 줄거나 부작용이 커진 환자에게는 치료 방향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다만 뇌심부 자극술이 모든 파킨슨병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수술 전에는 약물 반응성, 증상 진행 정도, 인지 기능, 전신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파킨슨병 진료는 주로 신경과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신경외과적 치료가 충분히 안내되지 못하면, 일부 환자는 약물치료의 한계를 느끼면서도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치료를 이어가게 된다. 약물 조절만으로 일상생활 유지가 어려워졌다면 수술적 치료 가능성을 함께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한림대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최혁재 교수는 “뇌심부 자극술은 병을 완전히 없애는 치료는 아니지만, 자극을 통해 증상을 조절하고 환자가 복용하는 약물 용량과 투여 빈도를 의미 있게 줄이는 데 목적이 있다”며 “수술 난도가 지나치게 높은 치료는 아니지만 아직 많은 환자들이 이 치료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 방법을 아는 것만으로도 환자에게는 선택의 폭이 크게 넓어질 수 있다”며 “파킨슨병 치료의 목표는 단순한 증상 조절을 넘어 환자가 가능한 한 오래 안정적인 일상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인 만큼, 환자에게 다양한 치료 정보를 제공하고 개인에게 맞는 치료 방향을 함께 찾는 진료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