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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부, 소각장 확충 추가 대책… “감량 정책도 강화해야”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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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부, ‘공공소각시설 조기 확충방안’ 발표
폐기물 처리수수료 가산금 인상하고
지방재정투자심사 면제로 기간 단축

전문가 “우선순위 잘못돼…감량 정책에 재원 우선 투입해야”
환경단체 “반입협력금 민간 확대로 감량 유도해야”

올해부터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 가운데 정부가 공공소각시설 확충 속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놨다. ‘발생지 처리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타 지역에 쓰레기를 처리할 때 부과되는 수수료 가산금을 인상하고, 지방재정투자심사 면제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공공소각시설 조기 확충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다보니 정작 쓰레기 원천 감량 정책은 또다시 후순위로 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 및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 및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 ‘공공소각시설 조기 확충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2월 ‘공공소각시설 확충사업 단축 방안’을 내놓은 지 3개월 만에 추가 대책을 제시한 것이다.

 

핵심은 쓰레기 발생지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쓰레기를 원정 소각할 때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높이는 것이다. 기후부는 ‘폐기물 처리수수료 가산금’을 현행 폐기물 처리 수수료의 10%에서 20%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반입수수료 가산금’은 한 지자체가 타 지방정부의 쓰레기를 대신 처리해주고 받는 처리 수수료 외에 추가로 징수하는 금액이다. 지금까지는 처리 수수료의 최대 10%를 가산금으로 받을 수 있었다. 소각장이 없는 지자체가 폐기물 처리 수수료를 1t 당 약 10만원에 처리하면 10%의 가산금을 붙여 11만원을 납부하는 구조다. 이 경우, 수수료가 20%까지 높아지면 앞으로는 1t당 12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서울시가 시민 1명당 연간 '종량제봉투 1개 분량'을 줄이는 '생활폐기물 다이어트 천만 시민 실천 프로젝트'를 이달부터 추진한다고 밝힌 26일 서울 강남구 강남환경자원센터에서 근무자들이 재활용품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가 시민 1명당 연간 '종량제봉투 1개 분량'을 줄이는 '생활폐기물 다이어트 천만 시민 실천 프로젝트'를 이달부터 추진한다고 밝힌 26일 서울 강남구 강남환경자원센터에서 근무자들이 재활용품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방재정투자심사도 면제하기로 했다.

 

지방재정투자심사는 각종 투자사업에 대한 무분별한 중복투자 방지를 위해 지자체가 예산을 편성해 진행하고자 하는 사업에 대해 정부가 타당성을 심사하는 제도다.

 

지방재정투자심사 면제 대상은 올해 5월 기준으로 사업계획이 구체화된 20개 공공소각시설 설치사업이 대상이다. 수도권 5개소(부천·의정부·김포·구리·과천시), 충청권 4개소(세종·충주·아산시, 영동군), 호남권 6개소(전주시, 담양·고흥·영암·장성·완도군), 영남·강원권 5개소(대구·김천시, 고령·창녕·철원군)이다. 이 외에도 정부는 2030년까지 심사 면제를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서울시가 시민 1명당 연간 '종량제봉투 1개 분량'을 줄이는 '생활폐기물 다이어트 천만 시민 실천 프로젝트'를 이달부터 추진한다고 밝힌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환경자원센터에 수거된 재활용품들이 쌓여 있다. 뉴시스
서울시가 시민 1명당 연간 '종량제봉투 1개 분량'을 줄이는 '생활폐기물 다이어트 천만 시민 실천 프로젝트'를 이달부터 추진한다고 밝힌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환경자원센터에 수거된 재활용품들이 쌓여 있다. 뉴시스

재정 지원도 확대한다.

 

기후부는 시설 설치비뿐만 아니라 기존 시설 철거비와 부지매입비까지 국고 지원대상 항목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또 설계와 시공을 ‘하나의 계약’으로 추진하는 방식을 국고 지원 우선 대상으로 둔다. 국고 지원액을 최초 산정액으로 고정해 사업 진행 도중 총사업비 협의를 다시 할 필요가 없는 정액지원사업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전문가들은 소각시설 확충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정부 대책이 처리시설 확충에 지나치게 치우쳤다고 지적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정부 대책의 많은 부분이 소각장 확충에 쏠려 있다. 감량과 재활용 우선 정책도 같이 발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공 처리 인프라를 늘리더라도 재원은 종량제봉투 전처리시설 등 감량 정책에 우선 투입돼야 한다”며 “지금 대책은 정책 우선순위가 뒤바뀐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생활폐기물 발생지 처리 원칙을 내세운 만큼, ‘반입협력금 민간 확대’ 등의 정책도 서둘러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발생지 처리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채 다른 지역에 쓰레기를 보내 처리하면 되는 구조가 가장 큰 문제”라며 “반입협력금을 민간 처리시설까지 확대해야 민간도 책임 있게 시설을 운영하고, 지자체도 감량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수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