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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차관급 격상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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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당시 외무부(현 외교부) 소관이었던 출입국관리 업무가 법무부로 옮겨간 것은 5·16 쿠데타 직후인 1961년 10월의 일이다. 외국을 다녀오는 한국인도, 한국을 다녀가는 외국인도 극히 드물던 시절이다. 출입국관리 초점 역시 범죄를 저지른 내국인의 해외 도피 방지, 그리고 북한과 연계된 외국인의 국내 잠입 차단 등에 모아졌다. 원래 검찰국 출입국관리과였던 것이 1970년 출입국관리국으로 승격했고 2007년에는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로 개칭해 오늘에 이른다.

인천국제공항 출국심사장 전경. SNS 캡처
인천국제공항 출국심사장 전경. SNS 캡처

오랫동안 법무부 출입국관리국장은 검찰국장, 법무실장 등 부내 다른 실·국장처럼 검사장(차관급)이 임명되는 자리였다. 그래서 김기춘·정구영 전 검찰총장, 박희태 전 법무장관처럼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검사들이 출입국관리국장 보직을 거쳤다. 제5공화국 출범 후 전두환 대통령은 검사 말고 출입국관리 업무에 전문성이 있는 직원이 국장을 맡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검찰 조직에 대한 일종의 견제 성격도 있었던 듯하다. 1983년 7월 법무부 직제가 바뀌어 검사장 아닌 출입국관리직 2급 공무원을 국장에 보임하기 시작했다.

 

1990∼2000년대를 거치며 외국에 나가는 한국인은 물론 한국에 오는 외국인도 해마다 폭증했다. 국내에 장기간 체류하는 외국인 숫자 또한 급격히 늘었다. 노무현정부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기존 출입국관리국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로 확대·개편했다. 다만 그 본부장의 직급은 일정치가 않았다. 외교관, 변호사 등 외부 인사를 기용하는 경우 1급 예우가 기본이었다. 그런데 한동안은 예전과 같이 차관급 검사장이 본부장으로 부임하기도 했다. 2021년 이후에야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내부 직원이 1급으로 승진하며 임명되는 직위로 굳어졌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심사장 전경. SNS 캡처
인천국제공항 입국심사장 전경. SNS 캡처

23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이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직급을 현행 1급에서 정무직 차관급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2025년 12월 기준 300만명에 육박하는 국내 체류 외국인들을 위한 체계적·포괄적 서비스 제공 등을 위해 조직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법무부 관계자는 “별도의 청(廳) 설치 없이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의 차관급 격상으로 효율적인 정부 조직 정비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응했다. 성사된다면 출입국관리직 공무원들에겐 경사스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