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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창 대신 챗GPT에 묻는다…생성형 AI 경험률 44.5%, 유통업계 쇼핑판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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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창에 단어를 넣고 상품을 하나씩 고르던 방식이 조금씩 밀리고 있다. 이제는 “주말 여행 갈 때 입을 옷 추천해줘”, “오늘 특가 제품 알려줘”처럼 AI에 말을 거는 식의 쇼핑이 유통업계 전면으로 들어왔다.

 

롯데홈쇼핑 제공
롯데홈쇼핑 제공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5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생성형 AI 서비스 경험률은 44.5%로 전년보다 11.2%포인트 높아졌다.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업무 도구를 넘어 정보 검색과 생활 탐색 창구로 넓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롯데홈쇼핑과 롯데멤버스, LF, 아모레퍼시픽 등 주요 기업들은 최근 챗GPT 기반 쇼핑·멤버십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가 포털이나 쇼핑앱을 따로 열지 않아도 AI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상품 추천, 혜택 안내, 방송 탐색까지 이어지는 구조다.

 

롯데홈쇼핑은 홈쇼핑 업계 최초로 챗GPT 안에서 자사 방송과 상품 정보를 검색·비교·구매할 수 있는 전용 서비스를 내놨다.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챗GPT에서 편성표, 인기 프로그램 방송 일정, 카테고리별 상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추천 상품은 구매 링크로 연결된다.

 

질문 방식도 어렵지 않다. “최유라쇼 상품 뭐야?”, “오늘 특가 제품 알려줘”, “주방용품 방송 언제 해?”처럼 평소 말하듯 물으면 관련 방송과 상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롯데홈쇼핑은 실제 쇼핑 데이터와 서비스를 연동해 고객 맞춤형 방송·상품 정보도 제공한다. 홈쇼핑 시청자가 리모컨이나 모바일앱을 오가며 찾던 정보를 AI 대화 안으로 옮긴 셈이다.

 

롯데멤버스도 챗GPT에 엘포인트 서비스를 탑재했다. 이용자는 “롯데호텔에서 엘포인트 적립돼?”, “잠실에서 포인트 쓰기 좋은 곳 추천해줘” 같은 질문으로 사용처와 이벤트, 엘페이 사용법을 안내받을 수 있다.

 

패션업계도 움직이고 있다. LF는 패션 전문몰 최초로 챗GPT 기반 ‘LF몰’ 앱을 출시했다.

 

기존 쇼핑몰에서는 ‘원피스’, ‘재킷’, ‘운동화’처럼 상품명을 직접 입력해야 했다. 챗GPT 기반 서비스에서는 “비 오는 날 출근룩 보여줘”, “주말 여행 갈 때 입을 옷 추천해줘”처럼 상황을 설명하면 된다.

 

LF는 향후 선호 브랜드, 가격대, 스타일 데이터를 반영한 개인화 추천을 강화하고 이미지 인식 기반 스타일 추천과 오프라인 매장 연계 기능도 확대할 계획이다.

 

LF가 생성형 엔진 최적화, 이른바 GEO 전략을 함께 추진하는 점도 눈에 띈다. 검색엔진에서 잘 보이는 것만큼, 앞으로는 AI 답변 안에서 브랜드와 상품이 어떻게 읽히느냐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뷰티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챗GPT 내 ‘아모레몰’ 앱을 선보였다.

 

사용자가 피부 타입, 피부 고민, 사용 목적을 대화형으로 입력하면 제품 추천뿐 아니라 성분, 효능, 가격 비교까지 받을 수 있다. 회사 측은 축적된 뷰티 데이터와 전문 지식을 추천 로직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가 챗GPT 기반 서비스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소비자가 상품을 찾는 첫 접점이 바뀌고 있어서다.

 

과거에는 포털 검색창이나 쇼핑앱 검색창이 출발점이었다. 지금은 AI가 사용자의 상황과 취향을 먼저 해석하고, 그에 맞는 상품과 혜택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넘어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자사몰 방문자만 기다리기 어려워졌다. 소비자가 챗GPT 안에서 먼저 질문한다면, 그 답변 안에 브랜드와 상품 정보가 정확히 연결돼 있어야 한다.

 

다음 단계는 구매와 결제, 배송까지 AI가 이어주는 ‘에이전틱 커머스’다. 아직 국내 서비스는 추천과 탐색, 링크 연결 중심이지만 방향은 이미 그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AI 쇼핑은 단순히 검색창을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고객이 상품을 발견하는 순서를 바꾸는 일”이라며 “브랜드가 AI 안에서 얼마나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노출되느냐가 앞으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