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편의점. 도시락 진열대 앞에서 가격표를 한참 보던 직장인이 삼각김밥 두 개와 즉석밥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계산대 옆에서는 “지원금도 되나요?”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24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3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판매는 전월 대비 1.3% 줄었다. 생활물가 부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편의점과 동네 상권으로 소비가 다시 움직이는 분위기다.
정부는 이달 18일부터 건강보험료 기준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과 지급을 시작했다. 첫날은 출생연도 끝자리 1·6 대상자 신청이 진행됐다. 지급액은 거주 지역에 따라 10만~25만원이다.
사용처는 연매출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사업장 중심이다. 전통시장과 동네마트, 식당, 편의점 가맹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이커머스에서는 사용이 제한된다. 다만 대형마트 안에 입점한 일부 임대매장에서는 결제가 가능하다.
편의점 업계는 지원금 사용이 집중될 가능성이 큰 업종으로 꼽힌다. 접근성이 높고 즉석밥·라면·달걀·생수처럼 생활 밀착 품목 구매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1차 지급 이후 관련 품목 매출도 크게 늘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양곡 매출이 전주 대비 69.3% 증가했다. 즉석밥은 41.2%, 티슈는 39.1%, 정육은 31.6%, 라면은 18.2% 늘었다.
GS25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7일까지 국산우육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60.7% 증가했다. 세제는 34.5%, 달걀은 28.4%, 양곡은 23.5%, 배추김치는 18.6% 늘었다.
세븐일레븐에서는 간식과 디저트류 소비 증가가 눈에 띄었다. 같은 기간 건강식품은 38%, 전통주는 33%, 고급디저트는 81%, 냉장베이커리는 91%, 비스킷은 94% 증가했다.
이마트24도 달걀(27%), 얼음(26%), 파우치음료(25%), 아이스크림(23%), 생수(22%), 건강식품(20%), 간편식(20%) 등 생활 소비 품목 전반에서 매출 증가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차 지급이 시작되면서 유통업계는 할인 행사도 확대하고 있다.
CU는 지원금 지급 시기에 맞춰 약 80종 품목을 추가 할인하기로 했다. 월간 통합 행사를 제외하면 별도 할인 품목만 170여종 규모다.
이마트24는 이달 말까지 자체브랜드 ‘옐로우’ 전 상품과 도시락·김밥·삼각김밥 등 밥류 간편식에 대해 40% 페이백 행사를 진행한다.
대형마트도 사용 가능 매장 안내를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전국 이마트와 트레이더스, 에브리데이 점포 안 임대매장 약 990곳에서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주요 동선에는 별도 안내물을 비치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원금이 대형 소비보다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장을 보거나 한 끼를 해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부터 먼저 줄이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원금 지급 직후에는 달걀, 즉석밥, 라면처럼 바로 체감할 수 있는 품목 구매가 먼저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난다”며 “생활 가까운 곳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편의점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