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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게 먹고 싶지만 당은 줄인다…미숫가루부터 롤케이크까지 ‘저당’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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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게 먹는 즐거움은 남기되, 당류 부담은 줄이려는 소비가 제품 기획까지 바꾸고 있다.

 

풀무원다논 제공
풀무원다논 제공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23년 우리 국민이 가공식품으로 섭취한 하루 평균 당류는 35.5g이었다. 전체 평균은 WHO 권고기준 안에 있었지만, 당류가 들어오는 경로는 분명했다. 가공식품 당류의 47%가 음료와 과자·빵·떡류에서 나왔다.

 

저당 경쟁이 음료를 넘어 간식과 디저트로 번지는 이유다.

 

롯데마트·슈퍼는 여름철 대표 간식인 미숫가루에 단백질과 저당 콘셉트를 더한 신제품 3종을 선보였다. ‘단백질 블랙 미숫가루’, ‘단백질 저당 통곡물 선식’, ‘이천 쌀로 만든 국산 고단백 미숫가루’ 등이다.

 

미숫가루는 예전부터 한 끼를 가볍게 대신하는 간식으로 소비돼 왔다. 달라진 점은 소비자가 이제 ‘든든한가’만 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당 함량, 단백질, 원료 표시까지 함께 따진다. 한 잔을 마셔도 덜 부담스러운 제품을 고르려는 수요가 커진 셈이다.

 

발효유 시장에서도 당 함량은 중요한 경쟁 포인트가 됐다.

 

풀무원다논은 ‘액티비아 컵 플레인’의 당 저감 리뉴얼을 기념해 전국 이마트 문화센터 78개점에서 쿠킹클래스를 진행한다. 약 600명을 대상으로 샌드위치, 샐러드, 디저트 등 액티비아를 활용한 메뉴 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최근 리뉴얼한 액티비아 컵 플레인은 한 컵 80g 기준 당 함량을 기존 6g에서 4g으로 낮췄다. 회사 측은 식약처 농후발효유 당류 평균값보다 약 30%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건 마케팅 방식이다. 제품을 단순히 “당을 줄였다”고 알리는 데서 끝내지 않는다. 샌드위치나 샐러드, 디저트에 넣어 먹는 법을 보여주며 식단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저당 제품을 ‘참고 먹는 음식’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쓰는 재료로 보이게 하려는 전략이다.

 

베이커리 시장도 같은 흐름이다.

 

파리바게뜨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란라벨’이 선보인 ‘저당 발효버터 롤케익’은 지난 6일 출시 후 10일 만에 누적 판매량 4만개를 넘어섰다. 이 제품은 100g당 당류를 5g 미만으로 낮춘 저당 설계가 특징이다.

 

기존 저당 디저트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파란라벨의 저당 케이크 3종인 그릭요거트·말차·카카오 제품은 이달 첫 2주간 판매량이 전월 동기 대비 약 52% 증가했다. 파란라벨은 지난해 2월 첫선을 보인 뒤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 2400만개를 넘어섰다.

 

케이크는 한동안 ‘건강 관리’와 거리가 먼 디저트로 여겨졌다. 지금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생일, 기념일, 선물용 디저트를 고를 때도 소비자는 맛만 보지 않는다. 당류와 열량, 성분표까지 확인한 뒤 장바구니에 넣는다.

 

업계가 저당 제품을 늘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건강 관리를 이유로 디저트를 끊는 소비자보다, 덜 부담스러운 제품을 골라 계속 즐기려는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어서다.

 

다만 ‘저당’ 표시만으로 제품 전체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당류를 줄였더라도 열량, 지방, 포화지방, 감미료, 1회 섭취량은 제품마다 다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문구 하나가 아니라 실제로 얼마나 먹고, 어떤 식단 안에서 소비하느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맛이 먼저였지만 지금은 성분표를 확인한 뒤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며 “저당 제품도 맛이 뒷받침돼야 반복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