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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심사위원대상 러시아 감독, 푸틴 겨냥 “살육전 끝내라” [이 사람@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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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비아긴체프, ‘미노타우로스’로 수상
러시아 권위주의 정권 비판한 영화인

올해 제79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러시아 감독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심사위원대상은 칸 영화제의 대상인 황금종려상에 이은 2등 상에 해당한다.

러시아 영화감독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가 23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미노타우로스'로 심사위원대상을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 영화감독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가 23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미노타우로스'로 심사위원대상을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영화제 폐막식에서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62) 감독의 ‘미노타우로스’가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즈비아긴체프는 수락 연설 도중 “(러시아·우크라이나) 최전선 양쪽에 있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은 이제 오직 한 가지, 학살이 마침내 멈춘기만을 꿈꾼다”고 말했다. 이어 푸틴을 향해 “이 ‘고기분쇄기’를 끝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당신뿐”이라며 “전 세계가 이 살육전이 어서 멈추기만을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고기분쇄기’(meat grinder)란 전쟁에서 사상자가 얼마나 많이 발생하든 개의치 않고 무리한 공격을 계속 감행하는 인해 전술을 뜻한다. 분쇄기에 들어간 고깃덩어리가 투입과 거의 동시에 잘게 잘려져 나오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즈비아긴체프는 러시아 정권에 비판적인 영화인으로 통한다. 이번 칸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인 ‘미노타우로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시작된 2022년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어느 잘 나가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회사 안팎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과정을 묘사했다. 회사에서 인력을 차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으로 보내야 하는 CEO의 고뇌를 통해 전쟁의 비인간성을 고발했다. 제목 ‘미노타우로스’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로, 인간의 몸에 황소의 머리와 꼬리를 가진 형상이다.

 

즈비아긴체프는 공산주의 국가 소련 시절인 1962년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에서 태어났다. 학교에선 연극과 연기를 전공하고 졸업 후 오랫동안 배우로 활동하다가 2003년 영화감독으로 데뷔했다. 러시아 권력자와 관료들의 부패를 꼬집은 영화 ‘리바이어던’으로 2014년 칸 영화제 각본상을 받았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잩은 작품으로 미국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도 수상했다. 현재는 러시아를 떠나 프랑스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