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잇따라 나온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신작이 흥행 질주를 하면서 국내 게임 업계에 활력을 불어놓고 있다. 최근 2년간 신작 가뭄에 시달리며 실적 부진을 겪었던 국내 게임 산업이 본격적인 반등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게임사들이 내놓은 신작 게임들이 국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흥행 열풍의 시작을 알린 작품은 지난 2월 출시된 엔씨의 ‘리니지 클래식’이다. 엔씨가 자사 인기 게임 ‘리니지’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제작한 신작이다. 출시 직후 과거 리니지에 향수를 느끼는 게임 이용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국내 PC 게임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게임 출시 후 90일간 누적 매출 1924억원에 달한다. 신작의 흥행몰이 덕분에 엔씨에도 모처럼 웃음꽃이 폈다. 엔씨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070% 폭증한 1133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펄어비스는 7년 동안 사활을 걸고 개발한 신작 ‘붉은사막’이 3월 출시 초판 혹평을 딛고 효자 게임으로 자리 잡았다. 붉은사막은 게임 이용자가 직접 주인공이 되어 광대한 ‘파이웰’ 대륙을 모험하는 내용이다. 광활한 게임 속 세상을 세밀하게 구현한 최적화 기술과 사실적인 물리 효과, 고품질 그래픽으로 높은 몰입감을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서비스 시작 초창기엔 불편한 조작감과 부실한 게임 내 서사로 혹평이 쏟아지기도 했지만 이용자 의견을 수용한 개발진이 8차례나 업데이트하면서 이용자 불만을 줄였다. 그 결과 출시 26일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500만장을 돌파하며 국내 게임사의 신기원을 열었다. 한국 콘솔(비디오 게임 기기) 게임 역사상 가장 빠른 판매 속도다. 이는 곧 실적 폭발로 이어졌다. 1분기 매출 2665억원을 기록했고, 이 중 해외 비중만 94%에 달한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의 인기에 힘입어 1분기 3285억원 매출을 올리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2분기에는 크래프톤이 흥행 바통을 이어받았다. 특히 ‘서브노티카2’가 정식 서비스 전부터 북미·유럽 게임 이용자로부터 열띤 지지를 받고 있다. 크래프톤 산하 개발사 ‘언노운 월즈’가 개발한 해양 모험 게임 서브노티카2는 현재 글로벌 게임 판매 플랫폼 ‘스팀’에 ‘얼리 액세스’ 버전으로 판매되고 있다. 얼리 액세스는 개발이 거의 완료된 게임을 미리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서브노티카2는 출시 5일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400만장을 돌파하는 성과를 냈다. 이용자 반응도 호의적이다. 현재 스팀에 등록된 리뷰는 7만3000여건으로, 이용자 평가는 긍정 비율 91%인 ‘매우 긍정적’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선 잇따른 신작 흥행을 두고 국내 게임사들의 개발 전략 교체가 적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업체가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모바일 게임 개발 비중을 줄이고, 세계 게임 시장의 주류로 떠오른 콘솔·PC 게임 개발에 치중한 것이 먹혀들었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많은 게임사가 모바일 게임에만 매달린 탓에 콘솔과 PC 중심인 세계 시장에선 (국내 게임이) 외면받기 일쑤였다”며 “시장 변화를 느낀 회사들이 전략을 바꿔 콘솔과 PC 기기 중심의 신작 비중을 늘린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