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 북구갑에서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와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1∼22일 부산 북구갑의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5%가 민주당 하 후보를, 19%가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를, 36%가 무소속 한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하 후보와 한 후보가 오차범위(±4.4%포인트) 내에서 초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없음·모름’은 10%였다.
◆하정우·한동훈 1%포인트 차 초접전
3자 대결 구도에서 하 후보는 40대와 50대에서 강세를 보였다. 40대의 61%, 50대의 50%가 하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박 후보는 60대(25%)와 30대(22%)에서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두드러졌고, 한 후보는 70대 이상(50%)과 60대(46%)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다.
정치 성향별로 보면 하 후보는 진보층에서 74%, 보수층에서 16%의 지지를 얻었다. 중도층 지지도는 40%였다. 박 후보는 보수층 31%, 진보층 7%, 중도층 13%로 조사됐다. 한 후보는 보수층에서 49%의 지지를 얻었고, 진보층 11%, 중도층 40%로 집계됐다. 한 후보가 보수층에서 박 후보보다 높은 지지를 얻는 동시에 중도층에서도 하 후보와 같은 수준의 지지를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유권자 10명 중 8명가량은 지지 후보를 사실상 굳힌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 후보를 밝힌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투표일인 6월3일까지 현재 후보를 계속 지지할 것이냐’고 물은 결과, 84%는 계속 지지할 것 같다고 답했다. 반면 15%는 다른 후보로 지지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지층 결집도는 높은 편이지만, 선거 막판 단일화 등 변수에 따라 일부 표심이 흔들릴 여지는 남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일화 시 韓 경쟁력
보수 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한 양자 가상대결에서는 단일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흐름이 갈렸다. 하정우-한동훈 간 양자대결에선 하 후보(41%)와 한 후보(45%)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하정우-박민식 간 양자대결에선 하 후보(48%)가 박 후보(36%)를 12%포인트 앞섰다.
보수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에도 양측 지지층이 단일 후보에게 온전히 결집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한 후보 지지층의 44%만 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31%는 민주당 하 후보를 찍겠다고 했고, 21%는 ‘지지 후보 없음’을 택했다. 한 후보 지지층 상당수가 박 후보로 이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반대로 한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에도 박 후보 지지층의 이탈 가능성이 나타났다. 박 후보 지지층의 36%만 한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고, 24%는 하 후보를 찍겠다고 했다. 33%는 ‘지지 후보 없음’을 택했다. 어느 쪽으로 단일화하더라도 보수 후보 지지층의 표가 단일 후보에게 그대로 흡수되지는 않는 구조다.
단일화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는 국민의힘 지지자의 66%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박 후보 지지층에서는 찬성과 반대가 각각 47%·43%로 비등했다. 한 후보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70%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민주당 지지자의 48%는 단일화에 반대했다.
범보수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적합한 후보로는 한 후보를 꼽은 응답이 52%로 가장 많았다. 박 후보로 단일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33%였다. 야권(국민의힘·개혁신당) 지지층은 한 후보를, 여권(민주당·조국혁신당) 지지층은 박 후보를 단일화 후보로 꼽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여권 지지층에서 한 후보에 대한 비토 정서와 경계감이 더 크게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범보수 단일화 가능성은 희박
단일화를 요구하는 여론과 별개로 실제 단일화 성사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 초반 하 후보를 대상으로 협공에 나섰던 박 후보와 한 후보는 최근 서로를 “보수 배신자”, “부산 배신자”라고 규정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박 후보는 지난 21일 공식 선거운동 첫날 출정식에서 삭발까지 감행하며 “단일화는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상황이다. 당초 후보 단일화 논의 여부를 검토했던 국민의힘 부산 지역 의원들도 박 후보의 삭발 이후에는 의견 교환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후보 측은 “인위적인 단일화 없이 북구갑 유권자들이 자연스럽게 당선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표를 몰아주는 ‘민심의 단일화’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 북갑 유권자를 대상으로 ‘부산시장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55%를 기록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34%)를 21%포인트 차로 앞섰다. 민주당 지지자의 98%가 전 후보를, 국민의힘 지지자의 75%가 박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박형준 후보 지지 여부를 두고는 박민식 후보 지지층과 한동훈 후보 지지층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박 후보 지지층은 75%가 박형준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 후보 지지층에서는 53%만 박형준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고, 36%는 민주당 전재수 후보를 찍겠다고 답했다.
부산 북갑 유권자들 사이에서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45%로 집계됐고, ‘국정 지원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40%였다. ‘모름·응답거절’은 15%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