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1위 스타벅스 밀렸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화면에서 익숙한 순서가 바뀌었다. 생일이나 답례 선물로 먼저 떠올리던 스타벅스 교환권이 최상단에서 내려오고, 배달의민족 상품권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최근 ‘5·18 탱크데이’ 논란 이후 불매 움직임이 번진 상황에서 나온 변화라 더 눈에 띈다.
선물하기의 쓰임도 달라졌다. 예전엔 커피 한 잔을 보내는 일이 가장 무난했다면, 이제는 식사와 배달처럼 바로 생활비를 덜어주는 상품권으로 눈길이 옮겨가고 있다.
25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3월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5조5770억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3.3% 늘었다.
특히 음식서비스의 모바일 거래 비중은 99.1%, 이쿠폰서비스는 91.1%에 달했다. 배달 주문과 모바일 쿠폰 소비가 사실상 스마트폰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배민상품권이 치고 올라온 것도 이런 소비 흐름과 맞닿아 있다.
스타벅스 상품권은 2019년 이후 카카오톡 선물하기 교환권 부문 인기 1위를 지켜왔다.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교환권 사업을 직접 운영한 뒤 대표 선물 상품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기준 카카오톡 선물하기 ‘교환권’ 전체 랭킹에서는 배민상품권 5만원권과 3만원권이 각각 1위와 2위에 올랐다. 같은 날 오후 7시 기준 카카오톡 선물하기 교환권 카테고리에서 스타벅스 식음료 교환권이 6위로 밀렸고, 1·2위는 배민상품권이 차지했다.
배민상품권의 상승은 단순한 순위 교체로만 보기 어렵다. 스타벅스 교환권이 ‘가벼운 감사 표시’에 가까웠다면, 배민상품권은 받는 사람이 메뉴와 시간을 직접 고를 수 있는 생활형 선물에 가깝다. 커피 한 잔보다 식사 한 끼, 디저트보다 배달앱 잔액을 선호하는 소비가 선물하기 화면에도 반영된 것이다.
3만원권과 5만원권이 나란히 상위권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소액 커피 쿠폰보다 단가는 높지만, 가족 식사나 야식, 주말 배달 주문에 바로 쓸 수 있다. 선물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받는 사람의 취향을 세세하게 맞추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고 스타벅스의 영향력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같은 시각 ‘교환권-카페’ 카테고리에서는 스타벅스 상품이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카페 카테고리에서 스타벅스 상품권이 1~3위에 올랐다.
스타벅스는 오랫동안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가장 무난한 선택지였다. 생일, 감사, 답례처럼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취향을 크게 타지 않는 선물로 통했다. 매장이 많고 사용처가 익숙하다는 점도 순위를 오래 붙잡았다.
이번 순위 변화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불거진 ‘5·18 탱크데이’ 논란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지난 18일 ‘탱크데이’ 이벤트를 진행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 텀블러 시리즈’를 판매하면서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의 문구를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됐다. 연합뉴스는 해당 문구가 계엄군 탱크 투입과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논란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번졌다. 일부 소비자들은 스타벅스 이용을 중단하겠다는 글을 올렸고, 선불카드 환불과 대체 브랜드 이용을 언급하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신세계그룹은 논란 당일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담당 임원을 해임했다. 다음날인 19일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오는 26일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진상조사 결과도 공개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순위 변화가 ‘탱크데이’ 논란의 직접 영향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순위는 특정 시점의 구매 흐름, 프로모션, 계절 수요, 상품권 단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 카카오도 스타벅스 상품권의 거래 건수와 거래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카페 교환권 시장에서 여전히 강한 브랜드인 것은 맞지만, 전체 교환권 순위에서 1위 자리가 바뀐 건 가볍게 볼 일은 아니다”라며 “최근 선물하기 소비가 커피 한 잔보다 식사, 배달, 생활비 절감처럼 바로 쓸 수 있는 쪽으로 넓어지고 있다. 배민상품권이 앞쪽으로 올라온 것도 그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