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시장이 사료와 장난감에 머물던 단계는 지났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발표한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가구 비율은 29.2%로 집계됐다. 기존 ‘4가구 중 1가구’ 수준에서 ‘3가구 중 1가구’에 가까워진 셈이다. 농식품부는 올해부터 국가데이터처와 협의해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을 바탕으로 방문 면접조사를 실시했고, 반려동물 양육현황을 국가승인통계로 발표했다.
KB경영연구소도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서 국내 반려가구를 591만가구, 반려인을 1546만명으로 추산했다. 전체 인구의 29.9% 수준이다.
유통·외식업계는 이 변화를 빠르게 매장으로 옮기고 있다.
엠에프지코리아가 운영하는 매드포갈릭은 지난해 12월 스타필드마켓 경산점에 반려동물 동반 매장 ‘위드 펫’ 1호점을 열었다. 이어 안성스타필드점,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점까지 확대했다.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점은 개점 이후 매드포갈릭 전체 매장 중 매출 1위에 올랐다. 스타필드 안성점도 최근 한 달간 전체 매출에서 펫존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넘었다. 운정점 역시 펫존 매출 비중이 13% 이상으로 나타났다.
매드포갈릭은 반려동물 전용 메뉴 3종도 내놨다. ‘댕댕이라구 미트볼’, ‘연어 크림 펫스타’ 등 사람 메뉴처럼 이름과 구성을 갖춘 제품이다. 단순 동반 허용을 넘어 반려동물 자체를 별도 고객층으로 본 셈이다.
제도 변화도 업계 확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1월 반려동물 동반 출입 음식점 시설기준을 담은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개정·공포했다. 3월부터는 위생·안전 기준을 갖추고 안내 표시를 한 음식점에서 반려동물 동반 출입이 가능해졌다.
스타벅스도 펫 프렌들리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구리갈매DT점은 2024년 1월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받아 반려동물 동반 출입과 취식이 가능한 매장으로 문을 열었다. 더북한강R점도 펫 친화 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반려동물 전용 음료 ‘퍼푸치노’도 선보였다.
대형마트에서는 반려동물 소비가 생활용품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이마트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몰리스에 따르면 지난 4월 반려동물 간식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3% 늘었다. 유모차 등 산책용품은 25.1%, 반려동물 전용 침구류는 27.7% 증가했다.
이마트는 이달 반려견 전용 냉면과 빙수도 출시했다. 반려견 물냉면, 비빔냉면, 멍빙수 등 3종이다. 황태 육수, 흑미·쌀가루 면, 락토프리 우유 등을 활용해 여름 간식 형태로 풀어냈다.
식품업계는 펫푸드에서 플랫폼으로 움직이고 있다.
hy는 지난달 반려동물 토털 케어 플랫폼 ‘큐토펫’을 선보였다. 기존 자사몰과 별도로 반려동물 전용 온라인몰을 구축하고, 프리미엄 사료와 보조사료를 판매한다. 반려동물 사진을 올리면 슬개골 질환 등을 분석하는 AI 기반 건강 진단 서비스와 분변 키트를 활용한 장 건강 분석 서비스도 제공한다.
풀무원도 반려동물 사업을 미래 성장 영역으로 키우고 있다. 풀무원은 올해 총괄 CEO 직속 미래사업부문을 신설했고, 5개 사업부 가운데 반려동물사업부를 포함했다. 풀무원 주주총회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대표 브랜드 ‘아미오’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약 35% 성장했다.
시장은 더 촘촘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사료와 배변용품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외식, 카페, 간식, 침구, 이동용품, 건강관리 서비스까지 반려동물의 하루 전체를 겨냥한 상품이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대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소비도 사람의 생활 패턴을 따라가고 있다”며 “앞으로는 단순히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는 수준을 넘어, 매장과 상품을 어떻게 함께 설계하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